만화·인문분야 등 도서판매 확 늘어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김주용(28)씨는 최근 온라인 서점에서 도서를 30만원어치 구입했다.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앞으로는 도서를 싸게 구매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을 한꺼번에 산 것이다. 김씨는 "책이 가득 쌓인 것을 보면 언제 다 읽지 싶었다가도 비싸질 것을 생각하면 잘했다 싶다"며 "특히 막바지 도서 할인전도 많아 잘 찾으면 명서를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득템'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오는 21일, 도서정가제 시행을 보름 앞두고 도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도서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려는 수요가 몰린데다 온ㆍ오프라인 서점들이 막바지 대규모 할인전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 개정안은 할인과 적립을 신ㆍ구간 구분 없이 15%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과다한 도서 할인폭을 억제해 가격보다 질을 통한 시장 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지만 소비자 부담이 증가한다는 점은 한계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분석 결과 도서정가제 도입 후 도서 한 권당 평균 가격은 현재(1만4678원)보다 220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5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0월27일~11월2일) 도서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특히 만화 부문 판매량이 전월 대비 220% 급증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어 교육(191%), 인문(144%), 초등학습·참고서(77%), 종교·역학(72%), 예술·대중문화(70%), 자기계발(49%) 순이었다.
인터파크도 지난 10월 도서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증가했다. 이곳도 특히 만화 부문 판매가 늘어 이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85% 뛰었다.
도서 수요가 커진 것은 도서정가제 직전 할인전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제도 시행 전 조금이라도 싸게 원하는 도서를 사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새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11번가, G마켓 등 각종 온ㆍ오프라인 서점들은 '도서정가제 시행 전 마지막 세일'을 내걸고 최대 80∼90%에 이르는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가격 차이가 커질 도서 위주로 수요가 쏠리는 분위기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18개월 미만의 신간 서적에 한해 할인 폭을 19%로 제한하고 있지만 새 도서정가제는 신·구간을 가리지 않고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만화 부문은 최근 인기몰이 중인 케이블TV 드라마 '미생'의 원작, 윤태호 작가의 '미생 세트(정가 9만9000원)가 할인 폭이 40%에 달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다. 한때 유행처럼 출간이 급증하면서 재고가 많아져 최고 90% 할인해 판매되는 자기계발서 역시 구매자가 몰리고 있다.
윤여철 G마켓 도서팀 차장은 "최근 도서 정가제 시행 직전 싸게 살 수 있다는 기대심리 속에 도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가제 시행일인 21일 전까지는 이 같은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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