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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종교가 타락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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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종교가 타락하는 까닭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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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후지타 사유리(藤田小百合)가 방송계 사기꾼과 관련해 들려준 말은 한국의 종교 문제에도 시사점을 준다.


사유리는 "미수다가 끝나고 우리에게 사기꾼들이 많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미수다는 사유리가 나온 '(외국인) 미녀들의 수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의 약칭이다. 자칭 유명한 피디, 자칭 기획사 사장님, 매니저가 이들에게 접근했다.

사유리는 그들의 말에 넘어가지 않았다. 사유리는 "아무리 말 잘하는 사기꾼도 욕심 없는 사람은 속일 수 없다"며 "누구도 절대로"라고 말했다. 여기서 '욕심'이란 '정상적이지 않거나 대개의 경우보다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거나 인기를 끌고자 하는 욕심'을 가리킬 게다.


한국에서 종교 지도자가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행태를 보일 수 있는 원인의 상당 부분은 신도에게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세에서의 정신적ㆍ육체적 건강과 성취, 다음 세상에서의 구원을 자신을 통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다며 무리하게 요구하는 종교 지도자에게 누가 속아 넘어가는가. 손쉬운 보상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전이 가르치는 바가 아니라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요구에 따른다. 거짓 종교 지도자의 탐욕과 신도의 욕심이 만나는 곳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빚어지는 것이다.

논의를 일반화하면, 무언가를 간절히 구하며 신앙을 통해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에서 종교 지도자는 타락할 위험이 크다. 그런 신도는 원하는 바를 획득하는 대가로 여겨지는 것을 선뜻 치른다. 처음에 선량했던 종교 지도자라도 큰 공물(供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어둠 속의 빛이 되고 진흙에서 꽃으로 피어나는 대신 현실세계의 구렁에 빠져들게 된다.


물의를 일으킨 종교 지도자 각자에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렇게 볼 때 종교개혁은 교단(敎團)에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앙을 무엇을 이루는 수단으로 여기는 신도가 많아 종교 지도자에게 아낌없이 바치고자 하는 바가 많을 경우 이런 토양에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종교 지도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모름지기 신앙은, 개인의 욕망에 관한 한, 진인사(盡人事)하게끔 하는 지침이자 마음을 비우고 대천명(待天命)하도록 하는 터전이어야 한다. 예수가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의 것"이라고 말한 뜻이 여기에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백우진 국제 선임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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