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빛과 고리원전에서 근무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19명의 전산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협력업체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방사성 폐기물 반출허가에 사용돼 원전 폐기물 관리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24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한빛원전과 고리원전에 대해 보안감사를 실시한 결과, 아이디와 비밀번호 외부유출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방사성폐기물 관리업체는 유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한수원 전산시스템(SAT)에 접속, 작업허가서를 승인하고 폐기물반출허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발전소별로 방사선 관리·감독 업무를 책임지는 직원 4인 3교대방식으로 근무, 시간대별로 1명 밖에 없는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전운전정보와 구매자재 관리용으로 2003년도 도입된 전산시스템(SAP)은 접속기록 유지가 3일에 불과하며, 내부접속자 추적장치가 없어 무단접속자 적발이나 사고 발생시 책임자를 규명하는데 기능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이외에 외부로 유출됐는지와 비슷한 근무조건을 갖고 있는 월성과 한울 원전에서도 추가적인 보안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번 감사에서 발전소 운전지원용으로 설치된 관제시스템(CCTV)이 설치근거 없이 발전소 별로 독자 운영되며, 시설점검 주기가 6개월로 되어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영상물 저장기간도 지정하지 않고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외부전문기관에 정밀조사를 요청하고,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자 전원을 일괄 엄중 문책키로 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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