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포천500대 기업 가운데 최고경영자(CEO)가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공개한 것은 애플이 처음이다.
미국 CNN머니는 30일(현지시간) 동성애자 기업인들을 소개하며 팀 쿡 애플 CEO가 포천500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스스로 공개)을 한 데 대해 동성애자 집단과 비즈니스 세계에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전했다.
패션업계는 민감하고 세심함을 필요로 하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 다른 업종 보다 게이가 많다. 영국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최고경영자(CEO) 역시 게이다. 그는 최근 애플로 자리를 옮긴 안젤라 아렌츠 전 CEO의 후임으로 버버리를 총괄하고 있다.
베일리 CEO는 구찌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2001년 버버리로 둥지로 옮겼다. 젊고 고급스러운 라인 '버버리 프로섬', 전통적인 체크무늬를 바탕으로 하는 '버버리 런던' 등 버버리의 모든 패션 라인들의 기획, 디자인, 컬렉션을 책임졌던 그는 버버리의 이미지를 한층 더 젊어지게 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 및 가십을 전하는 언론으로 유명한 고커 미디어의 창립자 닉 덴턴 회장도 게이다. 올해 여름 덴턴 회장이 동성인 데런스 워싱턴과 함께 한 결혼식 사진은 뉴욕타임스에 대문 짝 만하게 실릴 만큼 미국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기자들이 놀라서 덴턴이 진짜 게이가 맞냐는 질문을 던지자 고커측은 "만약 덴턴이 게이가 아니라면 그의 남편은 매우 놀라게 될 것"이라면서 쿨하게 인정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이끌었던 브라운 전 CEO도 동성애자다. 그러나 그의 경우 동성애 문제가 기업인 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한 결정타가 됐다.
브라운 전 CEO는 BP를 세계 최고의 석유 메이저 기업으로 키운 장본인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자진 사임했다. 최근 브라운 전 CEO는 성(性)소수자가 직장에서 성 정체성을 숨기는 문제를 다룬 '유리 벽장(The Glass Closet)'이라는 책을 통해 동성애자 문제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의 안소니 왓슨 최고정보책임자(CIO)도 자신의 성적 취향을 당당히 공개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을 통해 동성애 사실을 밝히고 성소수자들을 지지했다.
다행스럽게도 왓슨 CIO의 직장인 나이키는 동성 결혼 지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미국 기업이다. 지난해 나이키는 본사가 있는 오리건주에서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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