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대회 우승자, 평소엔 멍 때린다고 혼났는데…이날은 로댕 트로피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무언가를 얻으려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현대인들의 통념이다. 그런데 여기,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트로피가 주어지는 대회가 있다. 일명 '멍 때리기' 대회.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제1회 '멍 때리기'(아무 생각 없이 넋 놓고 있기) 대회가 열렸다. 대회의 참가자는 50명이었으며 선발 경쟁률은 3 대 1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음'을 뜻하는 은어인 '멍 때리다'에서 착안한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낮 12시부터 3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누가 더 '잘 멍 때리는지'를 겨뤘다.
주최 측은 '멍 때리기' 대회에 대해 "빠른 속도와 경쟁사회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멀리 떨어지는 체험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해주자"는 것이 이번 대회의 취지다.
심사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멍을 잘 때린 참가자에게 스티커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객관성을 보완하기 위해 몸의 이완 정도도 측정했다. 심사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가장 정적인 존재'였다. 크게 움직이거나 딴 짓을 하면 실격이다.
이날 우승은 초등학생 김모(9)양에게 돌아갔으며 상품으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모양의 트로피가 수여됐다. 김 양의 어머니는 "학원 선생님 말이 아이가 수업시간에 멍한 상태로 있다고 한다. 아이를 혼내다가 대회 소식을 듣고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는 프로젝트 듀오 전기호가 주최하고 황원준 신경정신과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멍때리기 대회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멍때리기 대회, 아 참가하고 싶다" "멍때리기 대회, 부럽구만" "멍때리기 대회, 회사에서도 하고 싶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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