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동부제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동부제철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율협약 개시를 위한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2일 동부제철과 경영정상화 이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대주주 100대1, 일반주주 4대1의 차등 무상감자 ▲채권단 530억원 출자전환 ▲신규자금 6000억원 지원 ▲기존 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 금리인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김준기 회장은 동부제철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김 회장은 이날 동부제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려고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고문직으로 남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이 같이 해명한 것이다.
채권단은 김준기 회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과 관련해서는 회사 및 대주주가 경영정상화에 성실히 기여할 경우 채권단 회의를 통해 줄 수 있도록 했다. 김준기 회장은 "비록 지금은 여력이 없어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지만 언제라도 여건이 허락되면 지원하겠다"고 밝혀 경영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약정 체결에 따라 채권단은 오는 24일 신규지원 자금 중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관리단, 경영평가위원회, 경영진추천위원회 등도 운용한다. 만성 적자 상태인 당진 열연 전기로 공장은 정상화계획에 따라 가동이 중단될 전망이다.
김준기 회장에 대한 예우 등은 MOU에 포함돼 있지 않아 추가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동부 측은 약정체결을 앞두고 김준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합당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채권단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MOU가 체결된 것은 다행이지만 동부제철의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해 향후 경영이 안정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이 그리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앞서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매각이 무산되자 지난 6월말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이듬달 7일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