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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준기…무너진 40년 '철강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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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을 위한 MOU 체결 앞서 동부제철 모든 직위서 물러나…"부족한 여력에 도울 수 없어. 안타깝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저는 오늘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려고 합니다. 전기로제철 사업을 성공시키고자 했던 동부제철의 꿈은 잠시 좌절됐지만 각자 맡은 위치에서 동부제철의 비전인 '경쟁력 세계 제일의 제철회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23일 동부제철과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체결하기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동부제철 대표이사직 사의를 표명하며 "앞으로 전개될 동부제철의 미래는 이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동부제철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결국 그의 40년 철강 꿈도 좌절되고 말았다.

철강은 김 회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1970년대 초 합금철사업을 시작으로 철강사업에 뛰어든 후 일관제철소 건설까지 40년이란 세월 동안 철강사업에 대한 욕심만은 숨기지 않았다.


김 회장은 2007년 당진 전기로 제철소 준공식에선 "20대 청년시절 그렸던 꿈을 마침내 이뤘다"며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1970년대 초반 합금철사업을 시작으로 철강사업에 뛰어들었다. 1972년에는 미국의 세계 최대 전기로 제철사인 뉴코어를 둘러봤다. 이때 김 회장은 "바로 이거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이 길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후 당진 제철공장을 위해 1980년대 후반부터 구체적인 구상을 했다. 당진 공장 부지도 1990년에 직접 선택했다.


김 회장은 "전국을 다니며 제철공장 자리를 살폈는데 이 곳이 가장 적합했다"며 "당시에는 공장을 지을 수 없었는데 토지개발공사와 함께 공단이 형성되면서 당진공장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동부제철은 2009년부터 시작한 당진 전기로 사업의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비용과 시황악화 및 주원료인 고철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위기가 다가왔다. 2008년 말 1조 1000억 원 수준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조 원을 넘었다. 과도한 차입금은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동부제철은 2010년부터 연간 2000억 원이 넘는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대표적인 재무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악화 추세다. 지난 2009년 191.2%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300%에 육박했다.


김 회장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모든 활용 가능한 방안을 동원해 동부제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동부그룹 자구계획 중 절반 이상이 동부제철 회생 방안이었을 정도다. 김 회장도 동부제철 차입금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보증과 자택 등 전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며, 동부제철 지원자금을 수혈했다. 하지만 결국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물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동부체절은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돌입하게 됐다.


이날 보낸 이메일에서도 김 회장은 "그 동안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으며, 회사의 차입금 1조 3천억원에 대해 개인보증을 서고, 전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지만 지금은 여력이 없어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어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동부제철과 채권단은 이날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신규자금 6000억원 투입과 채무상환 유예, 53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회생방안이 담겼다. 김 회장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100대 1로 차등 감자해 김 회장이 경영권을 상실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 체결에 따라 채권단은 신규 지원 예정자금 가운데 일부를 당장 24일부터 지원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졸업하고 경영이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전기로제철 사업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셨던 임직원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글로 임직원들과의 마지막 대화를 끝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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