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ITU 고위직 출사표
23일부터 사무총장·사무차장 선거
24일 표준화총국장·전파통신국장·개발국장 선거
27일 ITU 이사국 선거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23일부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직과 이사국 선거가 부산에서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는 이동통신, IPTV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표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표준화총국장에 한국인도 출사표를 던져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U는 4년마다 열리는 전권회의에서 5명의 고위선출직과 12명의 자문위원(RRB), 48개 이사국 등 모두 65개 자리를 회원국 직접 투표로 선출한다. 이날 사무총장ㆍ사무차장을 시작으로 24일 표준화총국장ㆍ전파통신국장ㆍ개발국장, 27일에는 ITU이사국 선거가 이어진다.
당선되려면 193개국이 투표해 반드시 과반수를 획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상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재투표가 진행된다. 올 해 사무총장에는 중국의 자오허우린 현 사무차장이 단독으로 입후보해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자오허우린이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 30여년 넘게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돼 온 인터넷 중심축이 중국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24일은 우리나라의 이재섭 박사(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가 출마한 표준화총국장을 비롯해 전파통신국장, 개발국장 선거가 열린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ㆍIPTVㆍ정보보안ㆍRFID 등 글로벌 ICT 표준에 대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차세대 통신망 등 이슈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인이 표준화총국장으로 당선되면 ICT 산업 뿐 아니라 국제 정치ㆍ경제적으로도 우리나라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이 박사는 터키, 튀니지 후보자들과 경합한다. 그는 KT 소속이던 1987년부터 ITU에서 표준화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차세대 통신망, IPTV, 클라우드 컴퓨팅, 미래 인터넷 등 글로벌 ICT의 물줄기를 바꾼 거의 모든 사안의 기술표준에 관여했다. 경력만 27년이 넘는 표준화 전문가다. 이 후보는 23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국 리셉션에 참석, 각국 대표단을 대상으로 사실상 마지막 득표 활동을 한다.
ITU 이사국 선거는 오는 27일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전권회의를 통해 7선 이사국에 도전한다. 현재 아태지역 13석 의석에 17개국이 경합하고 있다. 주총에 해당하는 이사회에서 표준화 총국장의 실질적 지원과 한국 주도 의제의 실질적 집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의 7선 이사국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IC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위상과 ITU에서의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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