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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낭떠러지 '환풍구', 서울에만 20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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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비슷한 30cm 높이에 깊이 20m이상인 곳도

도심 낭떠러지 '환풍구', 서울에만 20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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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준용 기자]"어휴 이 깊이 좀 봐, 진짜 무섭다.", "여보, 그쪽으로 올라서지 말고 내려와. 위험해보여…."

휴일인 19일 외국인 관광객과 휴일 쇼핑객들로 붐비는 명동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하철 환기구 앞에서 재촉하던 발걸음을 멈칫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의 영향이다. 서울에만 인도와 비슷한 30㎝ 미만 높이의 지하철 환풍구가 200여개에 달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지하철 환기구는 모두 2340여개. 보행자들이 지나다니는 보도 위에 설치된 환기구가 1760여개에 이른다. 이들 환기구의 바닥까지 깊이는 낮으면 2~3m, 깊게는 20m 이상인 곳도 있다.


평소에도 많이 이용하던 시민들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관련기관들은 인도 위 환기구가 기본적으로 보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도 상의 환기구는 원래부터 시민들이 그 위로 걸어다니도록 전제했기 때문에 하중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면서 "오히려 보행자가 둔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하이힐 굽이 끼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환기구 측면을 완만한 경사면으로 바꾸거나 아예 평평하게 만드는 쪽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당국의 "괜찮다"는 말에도 판교테크노밸리 사고를 부른 환풍구는 하중에 취약하게 설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환풍구 위를 지나다니는 시민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풍기 덮개(스틸그레이팅) 제작업체 T 그레이팅을 운영하는 전문가 김모씨는 "환풍구 지지대가 부실했던 것 같다. 보통 H자로 된 철제 빔이나 다른 자재들로 덮개를 받치고 그물망을 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 환풍구 지지대는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강도 높은 환풍구는 40t 이상을 견디기도 하지만 단가가 맞지 않아 대부분 저렴한 보강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난 환풍구도 하부 보강재가 좀 약한 걸로 설치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부실한 환풍구 안전은 관련 규정 미비가 불렀다는 지적이 인다. 규정이 없는 탓에 환풍구 강도는 시공사 측의 재량으로 이뤄진다. 안전을 위해 환풍구 지지대를 강도 높은 자재로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법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는 셈.


조한광 한국건축시공기술사협회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환풍구는 하중에 대한 규정을 두는 것이 좋다"면서 "덮개 밑에 H자로 된 철제 받침대를 모두 설치하지는 못하더라도 사람들이 올라가기 쉬운 곳에 대해서는 안전책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이론상으로는 적정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릴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철제 구조물 아래에 H빔 등 지지대를 보강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추락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관계기관이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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