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박민규 기자, 오종탁 기자]외국인의 '팔자' 공세에 코스피가 장중 19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증시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1900선 하회후 회복세 보일 것"=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일 "코스피 저점은 1880~1900이 될 것"이라며 "1880선은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출구전략 강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외국인 자금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의 연착륙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커진 상황에서 유럽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심리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홍 센터장은 "코스피 시장은 일시적으로 1900선 하회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 실적 문제가 현재 발목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 이후 정부 정책모멘텀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조기금리인상 논란도 10월 이후부터는 잠잠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국내증시가 박스권 내에 머무르기는 하겠지만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업종별 실적 호조 및 대장주들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구 NH농협證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급락은 한국 내부적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 센터장은 "중국 및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속에 그동안 회복세를 이어 갔던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형에서 빠져서 안전자산인 채권과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선진국 및 이머징 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모멘텀 부재 국내증시, 대외여건이 변수=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 불안에 유럽 경기 불안 등이 가세하면서 국내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주요 가격지표들의 급격한 변동성과 각국의 발빠른 대응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급격한 심리위축 국면은 서서히 완화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박 연구원은 "1900선이 붕괴된 현재 국내증시는 바닥에 근접했다고 본다"며 "마지노선은 1850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수방어를 하지 못하고 1900선 밑으로 고착화되는 상황이 온다면 그것은 유럽 이슈 때문일 것"이라며 "그러나 연준의 조기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데다 10월 양적완화 종료 연기까지 나오는 현 상황에서 1900선으로 고착화되는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증시에 뚜렷한 모멘텀이 없으면서 185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시각도 나왔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상황을 획기적으로 반전할 만한 모멘텀이 딱히 없다"면서 "앞으로 1800선 중후반에 머물 가능성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에 이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것이 코스피 하락의 가장 큰 이유"라며 "글로벌 경제가 안정화해야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시장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에 도움이 될 만한 대내외 이벤트가 없어 조기 상승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박 센터장은 짚었다. 그는 "다음주에(21일) 중국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인데 지난 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또한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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