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문제 오답처리로 대학 떨어진 수험생 불합격 취소소송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지난해 11월 치른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출제 오류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해당 문제 오답처리로 대학에 탈락한 수험생이 잇따라 불합격 취소 소송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고법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민중기)는 16일 김모씨 등 수험생 4명이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을 2번으로 보고 내린 등급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교육부 장관에 대한 청구는 "수험생들에게 내린 처분이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1월27일 원고(수험생)들에 대하여 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과목에 대한 등급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실제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평균총생산액이 유럽연합(EU)보다 크지만 작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문제의 오류에 대해 "(지도상) 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시점은 지도에 표시된 2012년이 된다"면서 "2010년 이후의 총생산액 및 2007~012년의 평균총생산액이 NAFTA가 유럽연합(EU)보다 더 크므로 이 사건 지문은 명백히 틀린 지문"이라고 판시했다.
또 "문제의도에 의해 정답으로 예정되었지만 진실에는 부합하지 않는 답항뿐만 아니라 객관적 사실 즉 진실이 기재된 답항도 함께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문제 자체의 오류는 2012년 기준 NAFTA와 EU의 총생산량의 차이를 알고 있는 수험생들로 하여금 그 문항이나 답항의 의미 파악과 정답항의 선택을 올바르게 못하게 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이 사건 문제의 출제가 시험 출제에 있어 허용되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만일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해당 문항으로 인해 대학에서 불합격된 수험생들이 소송을 낼 수 있게 된다.
수험생들은 평가원이 세계지리 8번 문항에서 'EU가 NAFTA보다 총 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 ㉢이 맞는 설명이라고 보고 수능 등급을 매기자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등급 결정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8번 문제에서 ㉠지문은 명백히 옳고 ㉡,㉣지문은 명백히 틀렸기 때문에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 이 있는) 2번을 정답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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