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외부 전문가에 반도체 노동자 건강 진단 맡겨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보건 관련 종합 진단 및 자문 맡겨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직업병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외부전문가와 노사대표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해 건강한 일터 구축을 위한 선진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14일 외부전문가와 노사대표로 구성된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산업보건검증위원회는 SK하이닉스로부터 일체의 권한을 일임 받아 회사의 보건과 관련된 종합적인 진단 및 자문에 나선다. 외부전문가 7명과 노사대표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외부인사로는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장재연 교수가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장 교수와 함께 한국방통대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 단국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김형렬 교수,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이혜은 교수가 참여한다.

여성환경연대 강희영 사무처장, 법무법인 한결의 김호철 변호사 등 시민단체 인사도 위원회에 참여한다. 노사대표로는 노조측에서 2인과 회사측에서 2인의 임직원을 포함했다. 외부인사와 노, 사가 함께 작업 환경을 진단, 점검하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외부전문가로 구성돼 회사의 환경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환경경영자문위원회’에 전문가 인선을 의뢰해 일임하는 등 본 위원회 구성에 객관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았다"면서 "반도체 직업병 의심사례를 비롯한 산업보건 진단에 나서 보건관련 전분야를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10월 중순부터 1년 동안 작업환경 실태조사와 직업병 의심사례를 비롯한 산업보건진단에 나선다.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노출량 파악 및 위해성 평가 등을 실시하고 과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및 작업환경 연구 이후 개선된 사항에 대해서도 재점검한다. 조사 후에는 진단결과를 내외부에 공유하고 개선 사항을 단계별로 이행할 계획이다.

임직원의 건강관리 및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검진항목 외에도 1급 발암성 병원체 검사 및 암유전자 검사 등 10여종의 암 검진 항목을 추가해 내년 건강검진부터 시행한다.

12월부터는 '건강지킴이 콜센터'를 열어 퇴직자를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이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 자유롭게 건강에 대해 상담하고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종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객관적 절차를 거쳐 치료비와 위로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안은 이번에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추후 결정사항을 공개적으로 알려 관련된 임직원들이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임직원 역시 SK하이닉스 임직원과 동일하게 10여종의 암 검진을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등 협력사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