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플래시메모리 시장 견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가 지난 3분기 중국 전자 산업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향후 반도체 업계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전자 산업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D램, 플래시메모리 등은 견조할 것이라며 상반된 전망을 내 놓아 주목된다.
14일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지난 3분기 매출이 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역시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스마트폰 및 PC 수요가 예상보다 약했다는 것이 이유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의 전망 이후 미국 증권가가 출렁거렸다. 인텔은 5%, 마이크론은 9.3% 폭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10% 가량 급락했다. 최근 수년간 반도체 호황기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 PC 시장의 감소가 D램은 물론 플래시메모리 시장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치킨게임을 거쳐 플레이어가 정리된 만큼 갑작스러운 수요, 공급 과잉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부진했던 스마트폰의 실적을 반도체에서 만회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의 전망에 따르면 3분기부터 메모리 시장에도 이상 징후가 왔어야 하는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치킨게임이 끝난 뒤 메모리 반도체 업체 수가 줄어들며 자동조정기능을 갖게 됐다"면서 "각 업체들이 수요와 공급을 견조하게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영업 정보가 공개돼 있어 예전처럼 갑작스럽게 공급 부족,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고 말했다.
특히 PC용 D램은 1년 새 가격이 200% 가까이 급등하며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주력 업체 대다수가 모바일D램 비중을 늘리며 상대적으로 PC용 D램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른 덕분이다. 최근 PC 수요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역시 상황이 좋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40.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 10.4%가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 7.1%가 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2분기 매출 56억62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점유율 12.6%를 차지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꾸준히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원가 절감 속도가 더 빨라 적정 영업이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SSD 시장이 본격화 되며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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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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