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폰' 사라진 시대…해외시장서 가격경쟁력 뒤져
고난도 기술로 원가 높은데…단통법 가격인하 압력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엣지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원가가 높은 데다 제조공정 상의 난이도도 높아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원폰'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발목을 잡는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로 출고가 인하 부담이 적지 않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노트 엣지의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 이동통신사 등 거래선들과 출고가 조율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일본 도쿄 베르사르 시부야 퍼스트에서 '갤럭시 월드 투어 2014 도쿄'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 엣지의 일본 출시를 알렸다. 갤럭시노트 엣지는 일본 1, 2위 사업자인 NTT도코모와 KDDI를 통해 이달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 호주 등 시장에서도 순차 출시된다. 갤럭시노트 엣지의 가격은 100만원을 소폭 넘어서는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갤럭시노트 엣지에는 기존의 메인 디스플레이 외에 우측 옆면에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전면뿐 아니라 우측 옆면까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엣지 디스플레이에는 자주 사용하는 뉴스, 날씨, 시간, 메신저, 연락처 애플리케이션을 넣었다.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동시에 옆면으로 메시지나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커버를 닫은 상태에서도 엣지 스크린을 통해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폼팩터' 적용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문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분위기다. 중국폰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게 부담이다. 경쟁작인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의 미국 내 가격도 64GB 모델 기준 849달러(약 90만8000원)로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엣지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갤럭시노트 엣지의 부품원가가 더 높겠지만 심리적 부담이 커지는 선인 100만원 기준과 경쟁작의 가격 등 다양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황도 단통법으로 출고가 인하 압박이 거세다. 휴대전화 보조금 적용이 미미한 상태에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국내 휴대폰 출고가가 높은 편"이라고 언급하는 등 단말기 출고가 인하에 대한 정부 압박도 만만치 않아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엣지는 소수를 위한 한정판 개념으로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 모델들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갤럭시노트 엣지가 혁신적인 모델인 것은 맞지만, 제품 구매의 가장 중요한 결정 요소는 바로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를 동시에 공개한 이후 아무래도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갤럭시노트 엣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며 "삼성은 갤럭시노트 엣지를 한국, 미국, 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 선보인 후 수율상 문제가 허락하는 한 최대 물량을 확보해 출시국을 추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고, 이번 모델의 반응을 살펴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차기 모델 관련 전략을 짤 것이기 때문에 가격 요소 역시 무시못할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갤럭시노트 엣지가 올해 생산 수율상의 문제로 연말까지 100만대 가량을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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