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나오나?"…유룡 교수, 한국 최초 '수상 예측 후보' 올라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유룡 IBS(기초과학연구원) 단장이 최근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 수상 예측 후보'에 올랐다.
유 단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는 말에 "내 이름이 어쩌다 거론된 건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울 뿐"이라며 "그래도 더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뭐하느냐'는 소리를 듣지 않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 해온 투자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며 "제 개인의 영광은 아니고 국가적 과학기술 위상이 높아진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유 단장은 매년 자체 보유한 연구인용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유력 노벨상 후보자 명단을 예측해 발표해 오고 있는 톰슨 로이터의 노벨화학상 분야 수상 예측 인물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찰스 크레스지'(Charles T. Kresge), 미국 '게일런 스터키'(Galen D. Stucky)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톰슨 로이터는 2002년 예측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과학분야 수상자 156명 가운데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맞혀 16%의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조강희 IBS 나노물질연구단 박사는 "유 단장이 연구한 제올라이트를 포함한 나노물질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없었다"며 "노벨상은 실생활에 많이 응용되는 부분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데, 나노다공성 물질의 응용분야가 산업뿐만 아니라 의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어 파급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단장은 세계 최초로 나노 다공성 물질의 합성 방법을 개발한 창시자이기도 하고, 영국왕립학회 저널을 비롯해 사이언스 등 해외 유수 저널에서 나노물질을 미래 유망 분야로 손꼽는 만큼 수상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2∼50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메조 나노 구멍으로 이뤄진 나노다공성물질을 거푸집으로 이용해 나노구조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어 2006년 이 기술을 제올라이트에 적용, 메조 나노 구멍과 지름 2나노미터 이하의 나노 구멍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벌집모양의 제올라이트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네이처'와 '네이처 머티리얼스' 등 관련 분야 최고 학술지에 잇따라 등재된 데 이어, 2011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성과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강희 박사는 "'나노 주형법'이라고도 부르는데 말하자면 칼을 만들 때 쓰는 틀처럼 다른 연구자들이 이 방법을 이용해 무수히 많은 나노물질을 합성해 냈다"며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착안해 낸 연구자인 만큼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 단장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07년 국가과학자에 선정된 데 이어 2010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제올라이트 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렉상'을 수상했다.
기능성 메조다공성 물질의 설계에 관한 유 단장의 연구 성과는 현재까지 인용횟수가 2만회를 넘어섰으며, 특히 고인용 논문 수가 12편에 달해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들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노벨상, 우리나라에서 드디어 수상자 나오나" "노벨상, 올해엔 제발" "노벨상, 우리나란 언제 노벨상 가져보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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