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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프론티어]교사→직장인→벤처창업…'일쟁이' 엄마는 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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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 걱정이 현실화될 확률은 1%뿐"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의 도전인생

실패도 배움의 한 과정, 용기를 내는 것이 성공의 첫 걸음
전력 IT솔루션 업체 세워…아프리카 진출 성공

[W프론티어]교사→직장인→벤처창업…'일쟁이' 엄마는 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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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회사가 망할까, 돈이 없을까 두렵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 중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그 가능성이 1%에 불과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에게 '도전'은 '용기'라는 단서가 붙는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 또는 걱정을 위한 걱정을 뛰어넘고 털어내는 것이야말로 도전의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용기 있는 도전이야말로 성공을 향한 큰 걸음이라는 철학인 것이다.
  
◆도전 또 도전 = 송 대표의 일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안정된 직장인 고등학교 교사직을 내팽개치고 '금남'의 영역이었던 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업에 취업했으며, 다시 3년 만에 회사를 나와 창업에 도전했다. 수중에는 직장생활로 모은 돈 2000만원이 전부였다. ITㆍ솔루션기업인 우암코퍼레이션을 설립한 후에도 도전은 계속돼 유럽연합(EU)의 미래 에너지 사업인 '유레카(EUREKA) 클러스터' 사업에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승인을 받았다. 국내 IT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에티오피아에 진출, 지난해 에티오피아 전력청이 발주한 6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송 대표는 그가 처음 창업하던 20년 전에 비해 현재는 '도전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한다.

"요즘 창업 환경이 20년 전에 비해서 훨씬 나아졌고, 지금 여성들도 그때보다 경쟁력이 있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죠. 그런데 너무 안정을 추구한 나머지 도전을 잘 못하고 있어요."


인생을 소극적으로 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예컨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공부 실력'이나 '영어 점수'가 아닌 '생각'이라는 믿음이다. 자기 꿈과 비전 추구가 덜한 것이 요즘 젊은 여성들의 '문제'라는 야박한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그는 "물론 여성들 스스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자기 인생은 자기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라는 답을 내놨다. 도전을 못하는 것은 도전적인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도전이 실패하더라도 실패로 인한 경험 역시 소중하다는 것도 그의 지론이다.

"저도 20대 후반에 창업했지만 도전해서 이룬 성과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됐어요. 도전이 실패가 된다 하더라도 경험하는 것이 경험하지 않은 것보다, 실패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얻어가는 것이 많으니까요."


그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안정된 교사직을 뒤로 하고 중소기업에 이력서를 낸 것도 '배워야 할 나이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였다. 송 대표는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전을 했고, 새로운 도전을 해서 실패를 하더라도 그 실패가 내게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의 사실상 첫 직장이었던 두원냉기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두 번씩이나 내쳤다. 송 대표 말마따나 '여자 이력서는 곧바로 쓰레기통에 직행하던 시대' 였다. 세 번째 이력서를 내고서야 겨우 전화가 걸려왔다. 취직한 후에도 결코 일은 쉽지 않았다. 일을 제대로 가르쳐주기는커녕 껌 떼기 같은 허드렛일만 시켰다. 송 대표는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고 한다. 미워서라기보다는 '이런 것도 못 하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일종의 시험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 직원은 경리로 취직하는 것이 당연한 회사에서 여자가 전문직인 엔지니어를 하겠다고 했으니, 테스트를 해 본 것이겠죠. 성공하니 보는 시선부터 달라졌어요."
  
◆여성 기업인으로 살아가기 = 언제나 도전하며 살아가는 송 대표였지만 여성CEO로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유난히 영업의 비중이 높은 IT업계에서 '개념없는 갑(甲)'을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송 대표는 고객이 접대를 원할 경우 과감히 거래를 끊어버리고, 기술과 실력을 알아주는 갑에 한해서만 거래하고 있다. 그래서 구글의 모토가 '사악해지지 말자'라면, 우암코퍼레이션의 모토는 '비굴해지지 말자'다. 그러기 위해 기술개발(R&D) 투자도 늘리고, 기업시장(B2B) 뿐만 아니라 소비자시장(B2C)도 참여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우암코퍼레이션은 전력수요 예측과 스마트그리드 등의 IT솔루션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회사다. 이미 전력이 대부분 보급된 국내 시장에서는 할 일이 없다고 판단, 그는 아프리카를 새로운 시장으로 지목하고 몇 년 동안의 준비를 거쳐 에티오피아에 진출했다.


"한국에는 필요 없는 기술이지만 에티오피아처럼 전력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SOC(사회간접자본)를 갖추는 데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프리카에서 2번째로 큰 에티오피아를 선정한 것도 동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는 거점으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여성 벤처업계에서 '멋쟁이'로 잘 알려져 있다. 한 시인이 그를 보고 '목련꽃을 닮았다'며 시집에 썼을 정도다. 송 대표는 이런 자신의 여성성을 사업에서도 십분 활용한다.


"해외 출장이 있으면 한복을 챙겨 가요. 저녁 때 관계자와 '코리아의 밤' 행사를 진행할 때 한복을 입고 가면 모두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단순히 외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와 상황에 잘 맞으면서 짧은 시간에 나를 어필할 수 있게 외모를 단장하는 게 중요해요."


송 대표는 중국 바이어를 만날 때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 색으로 물들인 원피스를, 미얀마 바이어를 만날 때는 금색 원피스를 입고 간다. 그는 젊은 여성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인색해선 안 된다'고 충고한다. 외형을 꾸미는 데만 몰두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스스로를 표현하라는 것이다.


"옷을 예쁘게 입고 화장은 화려하게 했으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 굉장히 자신감이 없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애정과 당당함이 배어나오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값비싼 옷과 화장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W프론티어]교사→직장인→벤처창업…'일쟁이' 엄마는 용감했다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

◆엄마로, 또 CEO로 살아가기 = 그의 사무실에 있는 한 작은 책상에는 색색으로 예쁘게 꾸민 액자들이 빼곡히 놓여 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외동딸과 찍은 사진 액자가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엄마로서, CEO로서 육아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그 역시 힘든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출산 전날까지 계속 회사에 나왔을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지만, 우는 아이를 놔두고 출근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애잔했어요. 이런 엄마들을 위해서라도 국가가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판교에 위치한 우암코퍼레이션 본사는 여성 직원의 비중이 10%에 달한다. 남성과 여성 구분 없이 능력이 있으면 채용했기 때문에 주변의 동종업체에 비해서 여성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회사 자체적으로 어린이집을 마련하기에는 여직원의 수가 적어 역부족이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판교 내에 여직원 수가 적어 자체 어린이집을 마련하지 못한 회사가 많은데, 그런 회사들을 위해 공공지원 센터를 만들어서 보조해 주면 어떨까요. 여성 근로자들이 아이를 맡겨놓고 일하러 나갈 수 있도록 청결하고 안전하며 좋은 시설들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의존하고 있는 육아도우미(베이비시터)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육아도우미를 쓰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많은 여성들이 둘째 아이를 낳으면 회사에 다니기보다는 집안에 눌러앉아 경력단절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저만 해도 연봉의 상당부분을 육아도우미 월급으로 지출했어요. 그런데 그들(육아도우미)은 돈을 받고 세금도 안 내고 있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육아도우미에게 내는 돈을 세액 공제를 해주고, 육아도우미 시장을 개방해 소수가 가격을 올리는 것을 막는다면 좀 더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미안해하기보다 일하는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인식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지론도 잊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해주지 못한다고 부채감을 갖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일하는 엄마'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계속 가르쳐주세요."


그는 "나중에 철이 들면 아이가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스스로 자존감과 독립심도 생기게 될 것"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는
▷1993년 우암닷컴(현 우암코퍼레이션) 창립
▷2000년 모범 여성경제인 대통령상 수상
▷2005~2007년 여성벤처협회 회장
▷2009~2011년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2011~2013년 KOTRA 사외이사
▷2013년 녹색성장정책 유공자 국민포장 수상
▷2014년~ 숭실대학교 IT정책융합대학원 박사과정
▷2014년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상 수상
▷2014년~ 에티오피아 민간대사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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