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주거지역 인근에 위치한 오래된 주유소와 산업시설에서 백혈병 유발물질인 벤젠 등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환경부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양창영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주거지역 인근 노후 주유소와 산업시설에 대한 토양·지하수 환경조사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지역 85개 가운데 32.9%인 28개에서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을 초과한 물질은 벤젠, 톨루엔, TPH(석유계 총 탄화수소), 크실렌 등으로 특히 벤젠은 노출되면 피부와 눈이 따갑고 심할 경우 백혈병을 유발하는 물질이라 알려졌다.
2011년에는 서울 강서구와 구로구 21개 지역을 검사, 6개 지역에서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으며, 2012년에는 대전 서구, 부산 부산진구 26곳 중 10곳이 적발됐다.
작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 부산시 동래구 10곳 가운데 5곳에서 기준을 초과했으며, 대구 남구는 14곳 중 2곳, 광주 북구는 14곳 중 5곳에서 초과 검출됐다.
현행법상 조치기간 2년을 주고 이를 최대 4년까지 늘릴 수 있어 오염지역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3년간 오염기준을 초과한 업체 28곳 중 정화조치를 완료한 업체는 15곳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2011년부터 15년 이상 된 주거지역 인근 노후 주유소와 산업시설 2881곳을 대상으로 시설노후 연수와 저장시설 수, 저장시설 용량을 기준으로 조사 우선순위를 정하여 순차적으로 조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85개만 조사가 이뤄졌고 인천과 울산은 아예 시작조차 못해 현 체제로 이를 다 조사하기 위해서는 약 58년이 소요될 것으로 그동안 노후시설이 더 많이 발생하고 갈수록 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 의원은 "주거지역 인근 노후주유소와 산업시설에 대해 신속한 조사와 오염토양지역에 대한 정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예산확보와 환경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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