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올해 세무당국의 목표 세수 대비 징수실적인 '세수 진도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8조5000억원의 세수펑크가 났던 작년 상황이 올해도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명재 의원(새누리당)이 국세청과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세수진도율은 국세청 58.2%(119조2068억원), 관세청 48.9%(33조3238억원)에 그쳤다.
국세청의 세수진도율이 7월을 기준으로 50%까지 내려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세목별로는 소득세 56.0%(30조9544억원), 법인세 47.4%(21조8154억원), 상속ㆍ증여세 52.3%(2조4214억원), 부가가치세 71.0%(41조4778억원) 등이다. 올해 국세 세입 목표는 204조9263억원이다.
같은 기간 관세청의 세수진도율 역시 48.9%로 2010년(65.1%)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낮았다. 관세, 수입부가세 등을 포함한 관세청의 올해 세수목표는 68조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높지만 7월까지 4조2268억원(11.3%)의 세금이 덜 걷힌 것으로 파악됐다.
세목별 세수 진도율(세입예산)은 관세 44.7%(4조7150억원), 부가가치세 48.5%(24조9047억원), 개별소비세 56.3%(1조9812억원), 주세 51.9%(1934억원) 등이다.
박명재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세수목표를 설정할 당시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세입을 과다하게 추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계방식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고 세수 추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 지역이 세금을 기한 내에 내지 않는 체납액이 많은 데다 추후 체납 세금 납부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세무서별 체납발생액 최고ㆍ최저 10곳'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서초세무서의 체납액이 87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세무서가 6845억원, 역삼세무서가 6831억원으로 강남지역 세무서 세 곳이 체납액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체납액 가운데 추후 징수한 금액의 비율인 현금정리비율은 서울청 반포세무서가 16.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는 강남지역에 기업과 대재산가 등 고액 체납자가 많고 이들 기업의 부도나 자금난 시 현금정리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총 국세체납액은 25조2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6조3417억원은 결손처리나 결정취소, 재산 추적 진행 중 등의 사유로 거둬들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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