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토마스 슈미트 현대자동차 유럽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현대차라는) 브랜드에 대해 유럽 소비자들은 독일 폴크스바겐과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개막한 2014 파리모터쇼에서 취재진과 만난 슈미트 부사장은 "지금의 현대차는 '티어(Tier) 1.5'에 속하는 브랜드"라며 이 같이 말했다. 벤츠나 BMW 등 고급차 브랜드와는 타깃이나 포지셔닝이 다르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과거 현대차는 '싼 차'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싼타페와 투싼 등 SUV가 연이어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디자인이나 품질, 자재가 좋은 차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슈미트 사장은 피아트와 미쓰비시, 제너럴모터스 등 다양한 자동차업체에서 일하다 기아차 오스트리아로 옮겼다. 이후 2008년 현대차 유럽법인으로 적을 옮겨 현재 유럽 내 판매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유럽 내 최근 신차판매 시장이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하는 등 회복조짐이 완연하지만 그는 아직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봤다. 슈미트 부사장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사태로 소비심리가 경직된 데다 유럽 내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줄지 않아 소비자들의 구매동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탄소배출 등 자동차와 관련한 다양한 세제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올해 들어 유럽에서 점유율이 줄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곧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간 양적성장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질적성장에 치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유럽시장에 맞는 기술과 다양한 차종을 갖고 있는 만큼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소형차 i20 신형모델이 판매확대를 견인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신차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B세그먼트에 속한 차로 현지 시장에 맞게 개발된 전략차종이다.
슈미트 부사장은 "내년 9월부터 적용될 유로6 배기가스 규제 역시 독일에 있는 기술연구소와 한국 남양연구소가 대응책을 충분히 마련해놓은 상황"이라며 "추후 출시모델에 대해서도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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