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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때아닌'잔디전쟁'...김정은 잔디밭 조성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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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에서 잔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국을 푸르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는 잔디조성사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지만 가뭄으로 잔디들이 말라 죽자, 잔디 도둑까지 등장했다.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에 따르면, 유럽식 푸른 녹지를 꿈꾸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주민들이 잔디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해 5월 잔디연구소를 시찰하고, "꽃과 지피식물을 심어 빈 땅이나 잡초가 무성한 곳이 하나도 없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때부터 북한당국은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개인 뙈기밭을 몰수하고 그 자리에 잔디를 심었고 수도 곳곳에 잔디밭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다니다가도 맨땅이 드러난 곳을 보면 차를 세우고 간부들을 호되게 질책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고속도로와 일선도로 주변 인민들이 막대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북한 내부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은 또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 녹지조성이 잘 되지 않은 지방의 간부들을 호되게 질타하면 다음날에는 녹지조성 책임을 지고 간부들이 수시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희천 고속도로, 평양-원산, 평양 개성 고속도로 주변에는 잔디밭과 녹지가 들어서고 있지만 올해 '왕가뭄'으로 잔디가 죽고, 잔디가 부족해 여전히 맨땅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잔디 연구소에서 내려 보낸 잔디 씨가 가뭄 때문에 나오지 않게 되자, 일부 주민들은 밤시간을 이용해 남의 구간의 잔디를 훔쳐다 입히는 잔디도둑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독한 가뭄 때문에 잔디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자, 주민들이 양동이로 물을 길어다 뿌리고 있으며, 고속도로 주변 사람들은 "일 년 내내 농사도 짓지 못하고 잔디밭만 가꾸다 말았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특히 김 제1비서의 잔디 조성 지시가 내려가자, 오히려 전국의 강변이나 공원에서 자라던 잔디밭이 줄어들고 있다는 후문이다.2010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도에 장미꽃을 화려하게 피우라고 지시해 평양시민들은 장미 심기 운동을 벌인바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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