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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제주인에게 공포·아픔인데…분노·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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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제주인에게 공포·아픔인데…분노·개탄" 서북청년단, 서울광장서 노란 리본 제거 시도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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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최근 일부 보수성향 인사들이 반공조직인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고 나서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4·3 사건으로 인해 서북청년단에게 많은 피해를 입었던 제주지역 시민사회가 발끈하고 있다. 아직도 제대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회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학살의 주범격인 서북청년단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은 제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28일 오후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재건위) 측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노란 리본을 정리하겠다며 행동에 나섰다. 경찰·서울시 관계자들이 제지에 나서면서 이들의 행동은 실제로 옮겨지지는 못했지만, 극우 백색 테러 조직이었던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계승한다고 주장한 만큼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서북청년단는 지난 1946년 북한 당국에 의해 재산 등의 피해를 입은 월남자를 중심으로 조직된 단체였다. 혼란스러운 해방정국에서 이른바 '좌익'세력에 대한 테러를 주로 자행했다. 특히 제주 4·3 사건 때 약 3만명에 달하는 양민이 학살되는 과정에서는 군·경을 대신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자 제주지역 시민사회의 반응은 "개탄스럽다"는 분위기다. 특히 제주도민들은 입을 모아 서북청년단의 재건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창건 서귀포시민연대 상임대표는 "4·3의 아픈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는데 또 다시 좌우이념 대립으로 몰고가려는 시도에 분노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치유를 위해 당시 진압군이었던 군·경과 도민 사이에 공동 추모제를 고민하는 등 상생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 이같은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희영 제주4·3연구소 사무국장도 "4·3 사건을 겪은 제주 지역 어르신들이 아직도 서북청년단에 치를 떨고 공포감을 갖고 계신 점을 고려한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교육을 통해 서북청년단이 어떤 단체인지 알려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서북청년단의 재건 움직임이 신중하지 못한 선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좌광일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서북청년단 재건과 관련해) 아무리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해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김태성 제주 YMCA 사무총장도 "결과적으로 서북청년단 등에 의해 제주민들은 3만여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입었고, 그에 따른 한의 정서가 아직 (제주에)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대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고, 구성원들도 서북지역과는 관계가 없는데 정신을 계승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북청년단 재건이 피해자는 물론 우리사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서북청년단 소속인 안두희가 김구 선생을 암살했다는 것은 근거가 없지만, 실제 4·3과정에서 서북청년단가 사태를 확산시킨 책임이 크다"며 "이런 테러조직을 공식적으로 계승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일 뿐더러,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역시 이같은 행동이 '오해와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유재길 시대정신 사무처장은 "좀 더 (재건위원회)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일단 노란리본 철거와 관련해 굳이 오해와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반공주의와 관련해서도 지금 시대에 여전히 유효하고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으며,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는 서북청년단의 명칭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정함철 재건위 대변인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의 근·현대사는 정답을 내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서북청년단을 '테러집단'이라는 등 폄하하고 있다"며 "4·3사태에서도 일부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이 있는 것은 맞지만, 도민의 10%가 학살됐다는 것은 날조·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해방 직후 서북청년단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적화됐을 것"이라며 "현재 자칭 진보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등 시대상황은 그 시절(해방 직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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