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12개 싱글매치서 5승3무4패, 유럽 16.5점-미국 11.5점 '5점 차 대승'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야말로 '유럽 천하'다.
2010년과 2012년의 드라마틱한 역전우승에 이어 29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호텔 센테너리코스(파72ㆍ7243야드)에서 끝난 40번째 라이더컵에서는 압도적인 우세 끝에 '대회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 대회가 바로 유럽과 미국이 2년마다 벌이는 대륙간 골프대항전이다. 상금은 단 한 푼도 없지만 양 대륙의 명예가 걸렸다는 점에서 그 어떤 대회보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무대다.
유럽은 앞선 이틀 동안 포섬(두 명의 선수가 1개의 공을 번갈아 플레이)에서 강세를 보이며 승점 10점을 확보해 미국(6점)을 제압했고, 이날은 12개의 싱글매치에서 5승3무4패로 6.5점을 보태 16.5점-11.5점, 결과적으로 '5점 차 대승'을 완성했다. 그동안 미국에 비해 개인기에서는 뒤지지만 단결력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넘어 이제는 기량 면에서도 미국을 뛰어넘었다는 의미를 더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승2무1패, 3위 세르히오 가르시아 2승1무1패, 5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3승1패, 6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3승2무 등 예상대로 세계랭킹 상위랭커들이 제몫을 해줬다. 매킬로이는 이날 3번 주자로 등판했지만 14번홀(파4)에서 일찌감치 경기를 마무리해 12개 매치 가운데 가장 먼저 승점을 따내며 유럽의 파이팅을 북돋아 주는 '에이스'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했다.
1~3번홀에서 버디-이글-버디를 솎아내며 3개 홀을 모두 이기는 초반 스퍼트가 주효했다. 드라이브 샷의 압도적인 비거리에 송곳 아이언 샷을 더해 5, 6번홀을 다시 이겨 파울러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7번홀(파4) 보기로 파울러에게 1홀을 내줬지만 13번홀(파4) 버디로 다시 5홀 차로 달아났고, 14번홀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매킬로이가 14번홀까지 작성한 스코어가 8언더파, 기록상으로도 그 위력이 입증됐다.
유럽의 우승은 10번 주자 제이미 도날드슨(웨일즈)이 확정했다. 매킬로이에 이어 1번 주자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 6번 주자 마틴 카이머(독일) 등이 승리를 거뒀고, 4번 주자 로즈가 그 사이 헌터 메이헌(미국)과 비겨 승점 0.5점을 보탠 상황에서 키건 브래들리를 4홀 차로 대파했다. 도날드슨은 4홀 차로 앞선 15번홀(파4)에서는 아예 두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브래들리의 항복을 받아냈다.
유럽은 이후 8번 주자 가르시아가 짐 퓨릭을 이겨 우승을 자축했다. 9번 주자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웹 심슨과, 12번 주자 빅토르 뒤비송(프랑스)은 잭 존슨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통산 전적에서는 미국이 25승2무13패로 여전히 앞서 있지만 잉글랜드-아일랜드연합과 맞대결을 펼치던 라이더컵 초기 50년간 쌓아 놓은 승수 때문이다. 상대가 유럽연합으로 확대된 이후 18차례 대결에서는 7승1무10패, 2000년대 이후 7차례 대결에서는 특히 1승6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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