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이 오는 10월8일 개관하고, 9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0년 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을 거쳐 2011년 5월 착공해 작년 8월 2년 3개월만에 준공했다. 작년 5월 한글 관련 학계·단체, 디자인, 문화예술계 관련 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개관위원회(위원장 홍윤표 전 연세대 교수)가 발족, 개관 업무를 수행해 왔다. 국립한글박물관 직제는 지난 2월 시행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건축 연면적 1만1322㎡로 지하 1∼지상 3층 건물과 문화행사·전시·교육 등이 가능한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를 갖추고 있다. 1층에는 한글누리(도서관)가 마련됐으며, 2층에는 상설전시실과 아름누리(한글 문화상품점·찻집), 3층에는 기획전시실, 어린이를 위한 한글놀이터, 외국인을 위한 한글배움터 등이 들어선다.
홍윤표 개관위원장은 "국립한글박물관은 다른 박물관들이 과거 유물을 전시하는 것과는 달리 한글의 현재와 미래도 함께 전시한 것이 특징"이라며 "앞으로 한글관련 학술 연구 및 콘텐츠 개발, 해외 한글 전파 거점, 한글 교육·체험장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맨 먼저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한글이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금빛 글씨로 쓰여진 훈민정음 언해본을 만날 수 있다. 이어 한글 창제 과정부터 현재까지를 담은 한글 연대기가 펼쳐진다. 또한 상설전시실에는 한글 역사에서 중요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월인석보'등 각종 한글 관련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더불어 생활 속 한글 사용을 살펴볼 수 있는 한글 편지, 한글 악보, 한글이 새겨진 도자기·소반 같은 생활용품, 옛 시가집 등 700여점도 모여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글을 창제, 우리 문화의 기틀을 세운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가 마련된다. 세종대왕의 업적과 일대기, 세종 시대의 한글문화, 세종 정신 등을 주제로 하며, 전통적인 유물과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정연두, 이지원, 함경아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협업 큐레이터인 김미진 교수(홍익대 미술대학원)는 “과거와 소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한글의 지향점을 전시에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글놀이터’는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즐겁게 놀면서 한글이 가진 힘과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제1부 ‘쉬운 한글’에서는 한글을 만든 원리를 익히고, 제2부 ‘예쁜 한글’에서는 한글과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하고, 제3부 ‘한글문예동산’에서는 한글과 관련된 문학과 예술을 특별전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 첫 번째 전시로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 영웅, 홍길동’이 열린다.
외국인들이 한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한글배움터’도 마련했다. 한글 자모의 종류와 구조, 자모 합자방법을 발음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소리글자인 한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으며, 한글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전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한글박물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한글과 한글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자연 속 한글탐험’, ‘고전의 재해석’ 등을 비롯해 청소년, 교사 대상의 박물관 전시 연계 교육을 운영한다.
문영호 초대관장은 "국립한글박물관의 개관은 국가적 한글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한글을 통해 우리 문화를 축적해온 역사와 미래를 확인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글박물관은 훈민정음 창제부터 현재까지 한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대표하는 자료를 2011년부터 수집해 모두 1만 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중 기증자 34명으로부터 '습례국(제례를 익히는 놀이판)', '훈맹정음(한글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논어언해' 등 7500여 점을 기증받았으며, 구입을 통해서도 '정조어필 한글편지첩', '김씨부인 상언', '무예제보'(조선 최초의 한글 무예서) 등 2500여 점을 수집했다. 수집된 한글자료는 박물관의 전시, 교육, 연구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의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에 들어선 한글박물관은 용산가족공원과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어 자연과 문화를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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