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격동 한국외교의 Key-man 아베 & 시진핑]현역 인민해방군 소장이자 국민가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난 7월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상의 관심은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에 쏠렸다. 그녀의 패션에서부터 어디를 들러 무슨 말을 했는 지까지 온통 화제가 됐다. 펑리위안이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녀가 방문했던 장소들은 중국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펑리위안을 향한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이 또 다시 확인됐다.
펑리위안은 시진핑의 아내로 주목받기 전부터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시진핑이 국가지도자 후보군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펑리위안은 알아도 시진핑은 모르는 중국인이 많았다. 펑리위안은 중국의 설 특집 프로그램에서 민족 성악을 부르는 가수로 출연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펑리위안은 1986년 주변 지인의 소개로 시진핑을 만났다. 유명가수와 공산당의 촉망을 받고 있는 인재와의 만남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평범한 집안 출신인 펑리위안으로서는 중국 혁명 원로였던 시중쉰(習仲勳)의 아들이라는 점이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시진핑이 초혼이 아니라는 점도 걸렸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펑리위안을 만나기 전에 주영대사를 지냈던 커화(柯華)의 막내딸 커링링(柯玲玲)과 결혼했다 이혼한 전력이 있었다.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 시진핑의 적극적인 구애로 두 사람은 만난 다음해에 결혼을 했다. 당시 한 쪽은 유명 가수였고 다른 한 쪽은 지방을 전전하는 공산당 간부다 보니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시간은 짧았다. 시진핑은 펑리위안에게 내조하는 아내로서의 역할만을 요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바깥 활동을 나설 수 있도록 도왔다.
펑리위안은 시진핑이 최고지도자로 가는 길에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시진핑은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군 경력을 갖췄다는 강점 말고도 아내 덕분에 군부와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맺을 수 있었다. 펑리위안은 18세부터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으로 활약해 지금도 현역 소장(한국의 준장)의 계급장을 달고 있다. 더불어 대중적인 인기를 갖춘 연예인 부인을 둔 덕분에 시진핑은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호감을 얻을 수 있었다.
펑리위안이 중국의 소프트파워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중국이 경제는 물론 군사ㆍ외교에서도 강대국의 입지를 다져가면서 세계인들의 불안감이 커졌는데, 이를 불식시키는 데에 펑리위안이 적지않은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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