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인구 4만명당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개수는 고작 1개’. 편의점 1개당 인구수가 2000명 수준인 한국과 대조적인 필리핀의 현주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필리핀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편의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는 편의점 수가 턱 없이 부족한 필리핀에서의 편의점 사업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훼밀리마트 등 편의점 체인들은 최근 필리핀 전역에서 무서운 속도로 매점 수를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의 1인당 국민소득은 3270달러(세계은행 추산, 2013년 기준)로 10년 전 보다 3배로 증가했는데, 필리핀의 중산층 인구 증가로 편의점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필리핀의 편의점 1개당 인구수는 4만917명이다. 중국(2만4857명), 인도네시아(1만1212명), 홍콩(5252명), 한국(2060명) 등 주변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편의점 시설이 턱 없이 부족하다. 스튜어트 자미에슨 닐슨 필리핀 지역 담당 이사는 "동남아시아 지역 편의점 분포 상황을 보면 필리핀이 얼마나 큰 기회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필리핀 내 대형 편의점 체인은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뿐이었지만 현재는 훼밀리마트, 올데이, 서클케이, 알파마트, 로슨 등이 추가돼 7개 편의점 체인이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인도와는 달리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외국계 자본 투자를 환영한다.
필리핀 편의점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재 2000개에 불과한 필리핀 내 편의점 숫자는 4년 후 두 배 수준인 4000개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훼밀리마트는 필리핀 내 매장 수를 연 말 130개에서 2018년 500개로 늘리고 미니스톱도 2016년까지 750개 매장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까지 매장 수를 2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편의점들은 대부분 쾌적한 환경에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소득 수준이 높아진 필리핀 중산층은 편의점 이용을 선호한다. 도심 편의점은 점심을 즐기거나 후식을 먹는 필리핀 직장인들로 늘 북적인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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