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가 빼앗기면 자회사가 빼앗아와
-중소 알뜰폰 업체들 "시장질서 교란행위" 반발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차례로 각각 7일간의 영업정지에 들어가 있는 동안 이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SK텔링크가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업에서 빠져나간 가입자 수치를 자회사가 상쇄시켜준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 2만5940명이 이탈했다. SK텔레콤은 추석연휴(6~10일)를 포함해 17일까지 4만8398명이 번호이동을 통해 빠져나갔다.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LG유플러스는 하루에 3705명, SK텔레콤은 4033명이 빠져나간 것이다.
반면 LG유플러스 영업정지 기간 미디어로그는 7408명의 가입자를 추가했다. 하루 평균 1480여명의 가입자를 끌어온 셈이다. 이는 8월 일평균 가입자 770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일에는 미디어로그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치가 주말까지 합산된 2220명에 달해 처음으로 SK텔링크를 넘어서기도 했다. 2일 번호이동 수치에서도 SK텔링크를 앞서며 일일 최고치인 1750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영업을 재개한 3일 이후에는 미디어로그의 가입자 유치가 주춤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영업정지 기간에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던 미디어로그가 속도 조절을 한 것"이라며 "미디어로그는 LG유플러스 영업정지 1주 전 실적(일평균 845건), 영업정지 기간 실적(일평균 1482건), 영업정지 이후 1주간 실적(799건)을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텔링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추석연휴를 포함한 6~17일 SK텔링크는 1만3042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9월 일평균 번호이동은 1500건 수준에 달하며, 이는 8월 3주차 일평균 1100건과 4주차 일평균 1300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사들이 자회사를 이용해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자회사를 이용한 꼼수로 이통사 영업정지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됐다"면서 "모자 회사간의 찰떡궁합으로 통신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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