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쌀 관세화율을 513%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마친 뒤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먼저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할 쌀 관세율은 국내 쌀 산업 보호를 위해 WTO 농업협정에 합치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 수준인 513%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화 이후 수입량이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는 경우에 대비해 관세율을 더 높여 국내시장을 보호할 수 있는 특별긴급관세(SSG)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SSG는 농산물의 급격한 수입 증가를 막기 위해 WTO 협정에서 허용된 농업보호장치로 수입가격이 하락하거나 수입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 국내외 가격차에 상당하는 세율을 추가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장관은 "3년간 평균 수입량 기준에서 대략 5% 정도 늘어나면 SSG를 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내년부터 40만9000t은 의무수입을 해야 되는데, 거기에 5% 넘는 2만t이 넘을 경우 자동으로 SSG를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관계부처, 전문가와 긴밀히 협의해 준비한 대응 논리와 근거자료를 토대로 WTO 검증에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포함한 모든 FTA(자유무역협정)에서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해, 쌀 관세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관세화 유예기간 동안 저율관세할당물량에 적용됐던 밥쌀용 비중(30%)과 국내시장 접근기획 보장 등의 용도·유통 관련 규정은 삭제해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된 쌀을 활용해 해외 원조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WTO의 규정상 원칙으로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세율을 계산한 것이고, 당당하게 국익을 위해 해당 규정을 삭제하고, 검증에 임하겠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수입쌀 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수입쌀이 국산쌀로 둔갑 판매되는 것을 방지하고, 건전한 유통질서가 확립되도록 국산쌀과 수입쌀의 혼합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입 시 실제 수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해 국내시장이 교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쌀을 관세청 사전세액심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수입 가능성이 있는 모든 쌀의 규격을 정하고, 가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또 농가 소득안정장치 강화, 국산 쌀 산업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쌀 소비·수출 촉진과 가공산업 육성 등 쌀 산업 발전대책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고정직불금 인상과 들녘경영체 육성지원, 농업정책자금 금리인하, 쌀 소비촉진 등 주요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내년 예산은 올해에 비해 1568억원 증액 편성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향후 9월 말까지 WTO에 통보할 계획"이라면서 "10월부터 시작되는 WTO 회원국들의 검증에 적극 대응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관세화에 대비해 관련 법령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어렵지만 농업인들께서 정부의 진정성과 충정을 이해해주고, 우리 쌀 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강화해서 쌀 산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