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채용설명회서 학생들에 강연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금융업이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하지만 증권이나 자산운용업은 지금 단군 이래 최고로 좋은 시기를 맞고 있다. 도전할 수 있는, 어려움을 즐기는 파트너를 찾는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예비 증권맨'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김 부회장은 16일 오후 고려대 4·18 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 강연자로 나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고, 그 일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은행 이자가 2%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예금으로는 더 이상 노후에 대비하기 힘들다"며 "(금융투자업이) 대단히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 무한한 도전이 가능한 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 연기금 등이 모두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면서 "해외주식, 실물자산, 헤지펀드 등 온갖 투자처에 자금을 넣어 수익을 내는 방법은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제공한다"며 금융투자업에 유리한 환경이 열리고 있다고 짚었다.
김 부회장은 '어려운 때일 수록 인재 발굴에 힘써야 한다'는 평소 지론대로 올해도 변함없이 대학교 채용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가 채용설명회에 강연자로 나선 것은 올해로 12년째다.
그는 "우리와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정말 금융투자업을 좋아하고 이 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원하는 인재상을 설명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인 '독취사(독하게 취업하는 사람들)'나 '취뽀(취업 뽀개기)'에도 자주 들어가 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부회장은 "취업준비생들이 어떻게 우리회사 입사준비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는구나' 감탄하면서도 스펙(spec·취직에 필요한 각종 경력과 자격을 뜻하는 용어) 쌓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좀 서운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펙이 좋은 사람보다는) 자신의 꿈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면서 "피면접자로부터 '내 꿈이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뤄질 것 같다'는 말을 가장 듣고싶다"며 재차 꿈에 대해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부터 채용설명회에서 '한국人 채용 Talk(토크)'라는 이름으로 토크쇼도 진행하고 있다. 김 부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이 대학생들의 질문에 즉석으로 답하는 형식이다.
한 대학생이 '금융투자업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한국투자증권의 전략'에 대해 묻자 김 부회장은 "시장이 변화하는 방향을 예측하고 거기에 맞춰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정보의 홍수 시대가 도래하면서 증권업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며 "글로벌 경제를 분석해 종합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유인"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한 서비스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각국에서 제일 잘하는 회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도이치자산운용, 노무라자산운용과 합작해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채용설명회에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하반기 신입직원(5급) 공개채용 모집공고를 내고 오는 19일까지 응시원서 접수를 받는다. 이번에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분야는 지점영업, 본사영업, 리서치, IT 등으로 두 자릿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실적 악화로 기존 직원을 대규모로 감축하는 것은 물론 신입 공채를 아예 하지 않거나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는 상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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