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1,2위 맥주 회사의 합병이 이뤄질 수 있을까.
세계 1위 맥주 기업인 AB인베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위 업체인 사브밀러를 인수하려는 구체적인 조짐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AB인베브가 자본시장에서 사브밀러 인수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이런 소문은 많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WSJ은 AB인베브가 자금 계획을 먼저 마련한 후 인수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합병의 규모가 1220억달러(126조61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때마침 사브밀러가 AB인베브 견제를 위해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하루 뒤 나온 소식이라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는 사브밀러가 AB인베브의 공격에 무너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사브밀러가 하이네켄을 인수했다면 AB인베브의 공격을 방어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럴 수 없게 된 때문이다.
벨기에의 인베브가 미국의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해 탄생한 AB인베브는 현재 세계 맥주시장의 20%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지속적인 인수합병으로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벡스 등 전세계 각국에 걸쳐 수많은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우리나라의 오비맥주도 이 회사가 주인이다.
이에 맞서는 사브밀러는 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약 10%선이다. AB인베브가 사브밀러를 인수하면 전세계 맥주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치솟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은 사브밀러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런던 증시에 상장된 사브밀러의 주식은 이날 13%나 상승했다. 12년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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