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182.6%…전년대비 9.3%P↓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증권사들의 내부유보율이 악화일로다.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잉여금이 감소하는 등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1개 증권사의 평균 유보율은 지난 6월말 현재 182.6%로 전년 동월보다 9.3%포인트 내려갔다. 2010년 말 203%로 200%가 넘던 증권사 유보율은 2011년 말 198.1%로 200% 밑으로 떨어진 이후 2012년 말 196.1%, 지난해 말 185.1%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수치인 유보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손실을 입어 잉여금이 줄었거나 잉여금을 투자나 배당 등에 지출했다는 의미다.
증시 침체 장기화로 대부분 증권사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유보율 감소는 외국 증권사 국내 지점들이 본점으로 이익잉여금을 송금한 것과 동양사태 여파로 동양증권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보면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 컸다. 한맥투자증권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몸을 잔뜩 사리면서 유보율이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기준 10대 증권사 중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을 제외한 8개사가 유보율이 상승했다. 현대증권은 5.2%포인트 내린 157.4%, 대신증권은 2.6%포인트 하락한 285.6%를 각각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유보율이 3.6%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67.4%로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를 밑돌았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42.5%포인트 오른 1587.1%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유보율이 높은 이유는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이 각각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신영증권도 유보율이 1024.7%로 1000%를 웃돌았다. 미래에셋증권은 52.3%포인트 오른 964.0%로 1000%에 육박했다. 하나대투증권과 삼성증권도 유보율이 각각 785.6%, 721.9%로 높은 편에 속했다.
반면 동양증권은 유보율이 5.5%로 80.7%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각각 4066억원, 12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면서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다.
직원의 파생상품 주문 실수로 자본잠식에 빠진 한맥투자증권은 유보율이 -223.6%를 기록했다. 싱가포르계 BOS증권(-78.7%)과 두산그룹 계열로 청산을 앞두고 있는 BNG증권(-57.0%), 토러스투자증권(-20.9%), 코리아에셋투자증권(-10.1%), 말레이시아계 CIMB증권(-22.6%), 영국계 바클레이즈증권(-18.1%), 영국계 한국SC증권(-2.3%) 등도 유보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보율이 마이너스인 것은 자본잠식 상태라는 의미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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