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애플이 아이폰5S 출시 때와는 달리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1차 출시 대상국 명단에 중국을 제외하면서 그 배경과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오는 19일부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미국,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호주,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출시한다. 중국은 애플의 주요 판매 시장이지만 이번 1차 출시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이폰5S를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출시한 지난해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애플은 중국을 1차 출시국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중국에서도 판매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공업신식화부(우리의 정보통신부에 해당)도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애플의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를 판매 심사를 통과한 새로운 스마트폰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 배경을 높고 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애플이 새 스마트폰 초기 생산 물량 부족에 따른 시간을 벌기 위해 중국 판매를 지연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중국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보조금을 삭감한데 따른 피해를 우려한데서 나온 결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 최근 중국 중앙TV(CCTV)로부터 애플의 열악한 중국 생산 공장 환경 및 품질 보증 불만 문제를 지적 받은데다 아이폰의 위치 추적 소프트웨어가 중국 정부의 기밀을 유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간 것도 중국이 아이폰6 1차 출시국 명단 제외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이유로 지난달 공공기관 조달 품목에서 애플 제품을 제외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LTE 구동 방식 문제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통신사 가입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WSJ은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의 중국 출시가 지연된데 대해 애플의 중국 시장 장악이 얼마나 고달픈 일인지를 증명하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가 뒤늦게 중국에서 판매된다고 하더라도 애플의 중국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부자 중국인들 가운데 아이폰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고, 애플이 새 아이폰에 이례적으로 큰 화면을 적용하면서 중국인들의 수요가 더 자극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아이폰6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 중국에서 IT 기기 마케팅 전문가로 유명한 왕관슝(王冠雄)이 웨이보(微博)에 쓴 "큰 화면을 장착한 아이폰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들을 죄다 꺾어놓고 부자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 높아진 기대를 등지고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출시가 기일 없이 미뤄지면서 홍콩에서 구매된 아이폰이 중국으로 밀수되는 암거래 시장이 활성화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홍콩에서 스마트폰 매장을 운영하는 한 업자는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중국 판매 지연으로 암거래가 20~3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아이폰6 구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