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누리당내 온건파가 교착 상태에 빠진 세월호 정국의 해법을 모색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시작된 정기국회가 추석 명절을 앞둔 상황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자 심각성을 느낀 당내 온건파 의원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당 제1사무부총장을 지낸 김세연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 직후 조해진ㆍ황영철ㆍ 민현주ㆍ박인숙ㆍ이이재 등 당내 일부 의원들과 별도 미팅을 가진 뒤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20여명 의원들에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의원 모임'(가칭) 결성 필요성과 참석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국회 올스톱의 가장 큰 원인인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를 더 이상 강경 일변도의 여야 원내지도부에 맡겨선 정상적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때마침 새정치민주연 내 온건파들이 야당의 장외투쟁에 반대하고 정상적 법안처리를 주문하기 시작한 것도 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실제 초ㆍ재선 그룹 중 온건파로 분류되는 몇몇 의원들은 소속 의원들과 개별 접촉을 갖고 교착 상태에 빠진 국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설득 작업을 진행해왔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를 통한 공식 채널로 세월호 정국의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여야의 온건파 의원들이 나서 각 당의 강경 지도부를 설득하고 출구를 찾아야 하고 몇몇 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물밑 움직임 끝에 김 의원이 총대를 멘 것이다. 그는 평소 정치적 노선이나 생각이 비슷한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해 모임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5일 중으로 참여 의원들을 파악한 뒤 오는 15일 모임 발족을 위한 사전 준비회의를 계획 중이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야당 온건파 의원들과 별도 접촉해 여야 의원 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자당 소속 일부 의원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정기국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여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잇는 것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이제는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모여 논의한 결과 이제는 새누리당에서도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 일치를 봤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숙한 의회정치의 구현을 위해 또 다시 반복되는 (야당의) 장외투쟁을 거부하는 결단을 내린 야당 의원들도 계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논의는 국회선진화법 관련 논의와는 무관하게 국회정상화를 위한 논의로만 접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야당의 반발은 물론 여당 내에서 조차 이견이 있는 선진화법 문제를 공론화 할 경우 여야 의원 모임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야당은 물론 여당 내 온건파까지 움직이면서 세월호 정국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국회 기능 마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확산될 개연성이 크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