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마을회관에서 임시 숙소 생활…서둘러 안정된 숙소 마련 지원"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남동생과 살고 있는 17살 다연양(나주시 공산면. 호남원예고 2)은 요즘 ‘하늘이 무심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3살 때부터 함께 살고 있던 할아버지가 지난 4월에 폐암 수술을 받고 협심증으로 병원을 오가면서 치료를 받고 있고, 할머니는 만성 당뇨병과 하지관절 장애로 어렵게 생활해오고 있는 터에, 한달여전 화마가 덮치면서 청천벽력을 당했기 때문이다. 8월 12일 전기누전으로 집에 불이 나서 4식구가 단란하게 살던 집이 전부 타버렸다.
할머니는 화재로 인한 후유증으로 환청과 악몽에 시달리면서 생활 또한 엉망이 되 버렸다. 집을 쉽사리 구할 형편이 안돼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마을 회관에서 임시로 생활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주말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조금씩 용돈을 벌고 있다. 이 생활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 몰라 막막하기만 하다.
다연양의 소식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다연양의 동생(16)이 다니는 금성고 김도호교장과 교직원, 학생과 학부모가 모은성금 610만원을 전달했으며, 초록우산 나주종합사회복지관(관장 유길원)은도 위기가정지원사업 재난·재해비로 500만원을 지원했다.
위기가정지원사업이란 한국사회복지관협회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정부의 복지제도 및 복지서비스 대상자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들에게 생계·주거비, 의료비, 재해·재난비를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다.
나주시는 사춘기에 어려운 일을 당한 다연양과 동생, 그리고 조부모가 하루빨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거마련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차상위계층의 기준이 초과돼서 공공영역의 도움이 한계가 있는 만큼 민관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고, 13일 오후 3시 50분에 방송되는 EBS '나눔 0700‘프로그램에서도 다연양의 딱한 소식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ARS를 통해 각계의 지원이 답지하길 기대하고 있다.
노해섭 기자 nogary@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