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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추석에 국민이 정치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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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연휴는 예년보다 길다. 연휴가 일요일과 겹치면서 대체휴일제가 처음 적용됐기 때문이다. 장마처럼 지루하게 이어지며 큰 피해를 몰고 왔던 비가 그치고 날씨도 쾌청하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에는 다가오는 명절이 우울하고 더 가슴 아픈 이웃들이 많다.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 찾지 못한 세월호 사고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이 남아 있다. 청와대 앞에선 희생자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보름째 노숙 농성 중이다. 추석이 힘들긴 병영 내 가혹행위와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부산ㆍ경남지역 수재민도 차례상 차리기가 버겁다. 추석 상여금은커녕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전국적으로 6만2000개 사업장에 14만명에 이른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다섯 달째, 정치권은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는 양보없이 맞서면서도 비리 혐의 의원의 구속을 막는 방탄국회에는 손을 잡았다. 국민의 불행에는 둔감하면서도 제 식구 감싸기에는 과감했다. 매달 임시국회를 열기만 했지 법안은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추석 상여금 388만원을 챙겼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선 정치가 국민을 살피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한다. 올 추석 차례상에서도 많은 이들이 정치를 염려할 것이다. 네 차례의 임시국회 공전으로도 모자라 정기국회까지 파행시키는 여야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 괜히 시장을 돌고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에 나와 귀향객과 악수하려 들지 말라. 그 시간에 정치가 왜 이 지경인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추석연휴 이후에는 민심을 받들어 달라진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라. 입으로만 '민생 정치' '생활 정치'를 외쳐선 공허할 따름이다.

정치가 우리를 슬프게 해도, 경제가 우리를 힘들게 해도 한가위 보름달은 높이 떠 온누리를 비춘다. 예로부터 우리네 삶에는 상부상조 정신이 깃들어 있다. 소외당하고 힘들어하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보듬고 함께 가자. 꽃다운 나이의 자식을 잃어 명절도 함께 못하는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근거 없는 소문과 막말로 더 아프게 해선 안 된다. 어려울수록 이웃과 친지들이 힘이 돼 줘야 한다. 우리 모두 크고 밝은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갈등과 대립을 내려놓고 희망을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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