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기 협박하기 허우신고 등으로 행정력 낭비 및 공직자들 정신 피해 너무 커 적극 대응키로 해 주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떼쓰기, 협박하기, 허위신고하기 등 행정력 낭비와 주민 피해를 초래하는 고질 악성민원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자치구들마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악성민원으로 인해 공직자들이 제대로 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신적 피해를 볼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서울 광진구와 서대문구 등 자치구들은 악성 고질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공직자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말도 안되는 고질적인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강력히 대처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광진구(구청장 김기동)는 날로 진화해가는 악성민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행정력 낭비와 주민 피해를 방지하는데 앞장서 눈길을 끈다.
구는 지난해 수개월 간 ‘묻지마 식 민원'으로 행정력 낭비와 주민 불편을 초래한 악성민원인에 대해 허위신고를 입증해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악성민원 근절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민원인은 지난해 9개월 간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와 구 홈페이지를 통해 총 3438건의 불법주·정차 신고를 했으며, 하루에 최고 115건 민원을 제기한 날도 있었다.
민원은 본인 생활과 전혀 관계없는 ‘묻지마 식 민원'이 대부분이었다. 이 중 80%는 야간에 접수함으로써 주민들 생활불편을 야기, 당직근무자와 현장 단속원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행정력 낭비와 주민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주차단속원들이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을 방문한 결과 차량이 없는 경우가 750여건에 이르는 등 허위신고도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광장동에서는 주민들이 무분별한 주차민원으로 피해가 극심함을 호소, 민원해결 요청 시위 및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구는 단순 반복적인 민원, 허위신고, 주취민원, 폭언 등 악성민원에 대해 행정참고로 하고 대응치 않음으로써 정상적인 민원 처리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업무를 개선하는 ‘악성민원인 고발 및 대응지침’을 마련해 인적·물적 행정력 낭비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구는 날로 진화해가는 악성민원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행정력 낭비를 막고 선량한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민원인의 폭행, 공갈,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대응하기로 했다.
구는 성희롱 등 악성 민원인에 대해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고 형사고발, 소송제기를 통해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23일 서대문구 공무원직장협의회와 합의해 ‘직원인권보호선언식’을 가졌다.
그 시작으로 ‘서대문구 공무원 인권 침해사례와 공무원 인권보호에 대한 내부 인식 조사서’를 발간했다. 조사결과 서대문구 공무원 80%가 고성, 폭언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5%는 멱살 잡기, 밀치기, 뜨거운 물 뿌리기, 칼, 무기 겨누기 등 폭행과 공갈 협박을 당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공무원인권보호 선언이 불친절하고 불성실한 공무원을 보호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업무 장애가 되고 있는 악성 민원을 줄여 다수의 시민들에게 정성을 다 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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