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이라크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가 2일(현지시간) 두번째로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이라크내 미국 대사관 시설과 인원 보호를 위해 350명의 군병력을 추가 파병키로 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으나 백악관의 미온적 외교대응에 대한 비판론이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다.
IS는 이날 ‘미국에 대한 두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IS는 이미 지난 달 20일 제임스 폴리 기자를 참수하면서 그가 다음 살해 대상임을 예고했었다. 지난번 동영상과 마찬가지로 무릎이 꿇린 채로 결박당한 소트로프 기자는 검은 색 제복을 입은 IS 대원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 IS는 두번째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미국의 계속된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 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참수 동영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맞춰 공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발트3국 정상회담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이라크및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국제적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출국했다.
미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동영상 관련 보고를 받고 대책을 긴급히 논의했으며 치안상태가 불안한 이라크내의 미 대사관과 현지 체류 미국인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350명의 병력을 추가로 파견하는 데 우선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번째 참수 동영상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의 지나치게 신중한 외교대응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폴리 기자 참수이후 이라크 내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으나 이번 사건을 주도한 시리아 내 IS 세력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달 2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아직 전략이 없는 상태”
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를 전후해 야당인 공화당에선 일제히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 정책 실패를 인정한 꼴”이라며 IS에 대한 전면적 공세를 주문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일부 의원들조차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신중하다”고 지적할 정도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IS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위한 국제적 공조와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군사개입을 노골화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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