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대형 포켓에 보온보냉 기능까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선수용 골프백은 옷장이자 냉장고."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백, 이른바 '투어백' 이야기다. 캐디가 메기 때문에 '캐디백'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입구 지름이 9.5인치(24.13cm)로 아마추어용 8.5~9인치(22cm 내외)와 비교하면 크기부터 다르다. 무게도 마찬가지다. 타이틀리스트의 경우 투어백은 5.3kg, 아마추어용은 2.7kg의 초경량부터 시작한다. 물론 소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 아마추어용 역시 5kg을 넘지만 특수한 예다.
가방을 가득 채웠을 때는 차원이 달라진다. 투어백은 아마추어용보다 훨씬 무거운 골프채를 비롯해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대비한 옷가지들이 더해져 장비 창고이자 옷장 수준에 이른다. 여기에 18홀 내내 먹을 음료와 에너지 보충을 위한 간식거리, 당연히 캐디 몫까지 필요하다.
포켓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우선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일반백에도 포켓이 여러 개 달려 있지만 투어백이 훨씬 많고 사이즈도 크다. 다양한 투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옷 한벌과 외투, 골프화까지 거뜬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제작사 측에서 '대형 포켓'이라고 하는 이 포켓은 일반 가방과 달리 보온, 또는 보냉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 아주 독특하다.
이름이나 로고를 새길 수 있는 패널 부분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이 부분을 떼서 자수 처리를 해 다시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현준 타이틀리스트 홍보팀장은 "눈치 챈 골퍼가 있을 수 있지만 같은 모델이라도 디자인이 다르다"며 "화려함에 초점을 맞춘 아마추어용과는 달리 용품사의 노출 효과를 위해 상징 컬러를 사용하거나 로고가 잘 보이는 깔끔한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그러나 50만원대 안팎으로 일정하다. 아마추어용이 오히려 소재에 따라 2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투어백 구매를 희망하는 아마추어골퍼들을 위해 고가의 한정판도 출시되고 있다. 최근 미즈노에서 출시한 'MP 크래프트 투어스타일'이 대표적이다. 투어 프로가 사용하는 규격과 동일하게 제작해 총 300개만 판매한다. 소장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72만원, 한정판이라 비싸다.
타이틀리스트의 '스태프 스탠드백' 역시 투어에서 영감을 받은 스탠드백이라는 모토다. 양쪽 어깨 끈이 달려 있는 스타일로 프로들이 캐디 없이 연습라운드를 할 때 메는 가방이다. 가볍고 크기도 작아 젊은 골퍼들이나 해외 골프투어에 나설 때 각광받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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