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염색과정에서 미리 방수처리, 바늘 구멍 없앤 접합기법까지 동원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바느질 구멍까지 막아라."
마른장마가 이어지더니 요즈음은 주말마다 오히려 장마 때보다 더한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골퍼들이 들쭉날쭉한 날씨에 맞춰 매 라운드마다 더 꼼꼼한 장비 점검을 해야 하는 이유다.
핵심은 당연히 골프화다. 우중라운드는 물론 새벽이슬에도 쉽게 젖을 수 있다. 방수가 안 되는 골프화라면 2, 3개 홀만 플레이해도 양말이 흠뻑 젖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전의 가죽 골프화는 물이 스며드는 게 당연했다. 물이 새지 않는 골프화는 합성피혁으로 간주했을 정도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뒤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장화'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뛰어난 방수 기능을 자랑하는 골프화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보자.
먼저 덴마크에서 수입하는 에코골프화다. 무려 225차례가 넘는 공정을 거친다. 장윤아 에코골프 홍보팀장은 "에코에서 자체 개발한 하이드로맥스 방수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가죽의 염색 과정에서 미리 방수 처리를 하는 게 핵심이다. 하이드로포빅이라는 코팅 염료를 섬유 하나 하나에 코팅 처리하는 기법이다. 모든 종류의 가죽에 사용할 수 있는데다가 수명도 반영구적이다.
'디렉트 인젝션 공법'도 독특하다. 세계 최초로 도입한 신발 제조 공법이다. 갑피인 가죽을 금형에 끼운 뒤 아웃솔(밑창)이 되는 폴리우레탄(PU)을 고압과 고열에서 처리해 합체시키는 방식이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미세한 바느질 구멍조차 없애 물 샐 틈을 원천봉쇄한다. 이 공법은 신발의 가장 큰 불량 요소인 터짐 현상을 막아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푸마의 골프화도 방수라면 자신 있다. 투어용 골프화는 방수 보증기간이 무려 2년이다. 골프화의 어퍼는 외부에 노출되는 피혁에 먼저 방수기능을 입혀 1차로 물을 막아주고 그 아래로 방수소재를 포함한 몇 겹의 레이어를 넣어 2차 방수 시스템을 갖췄다. 미드솔과 아웃솔의 접합부분은 에코골프화와 비슷한 방식이다. 방수 본드로 본딩 처리해 2중으로 마무리한다.
매장에 진열된 제품은 모두 자체 방수 테스트를 거친 제품이다. 일단 끈을 포함한 상단부의 모든 소재와 안쪽 구두창이 평균 라운드 시간인 4시간 동안 물에 저항할 수 있는지를 검수한다. 어퍼 부분과 본딩을 각각 테스트한 뒤 마지막에 신발 완성품을 물에 직접 담근다. 4cm의 물에서 6시간 동안 진행된다. 젖은 상태의 바닥을 걸을 때 유연성과 신발의 이상 유무를 따져 등급을 나눈다. 방수골프화가 가격이 비싼 까닭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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