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정부가 주택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를 대폭 손질해 시장 활성화를 이끌기로 했다. 기존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을 10년 줄이면서 공공의 대규모 택지개발을 3년간 중단,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또 청약제도를 단순화하고 유주택자에게도 청약기회를 확대해 유주택자를 매매시장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1일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 발표' 브리핑에서 "지난해 4·1 대책 이후 많은 대책이 발표됐는데 일부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는데 과도한 규제를 근본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대책에서는 시장 과열기에 무리하게 도입된 제도를 과감히 완화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재정 주택정책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재건축 연한 완화 등 재정비 규제를 손질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
▲2003년 도시정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재건축 연한이 20년으로 돼 있었는데 조례로 위임하면서 서울시의 경우 40년까지 강화됐다. 그 이후 조정하는 건 처음이다. 과거와 같은 개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시장 과열기의 규제가 지속되고 도심 내 주택 수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서 재정비 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시행령을 손질해 재건축 연한 상한선을 30년으로 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이 범위 내에서 정하는 식으로 보완할 것이다.
△강남3구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1987~1991년 준공된 아파트가 이번 대책으로 많은 혜택을 본다. 이 범주에 있는 서울시 아파트가 24만8000여가구 있는데 강남3구에는 3만7000가구로 14.9%에 불과하다.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수입원 중 하나가 없어진다.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과 맞물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이 있나
▲현재 LH가 이미 땅을 확보하고 매각하지 않은 것들이 앞으로 10년 정도 쓸 수 있는 효과가 있어서 별 문제가 없다. 그 이후에라도 도시개발법 등 중소규모 택지를 개발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에 LH 재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택촉법을 폐지해도 기존 택지지구로 지정된 곳은 경과 규정을 둬서 택촉법 체계로 개발, 분양할 계획이다.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의 LH 분양 물량 일부를 시범적으로 후분양한다고 하는데 해당 지역이 있나
▲LH 후분양, 수급조절 리츠와 관련된 사항은 9월 중 수급조절위원회에서 수도권 상황을 진단하고 결정하게 된다. 큰 틀에서 보면 서울 인근, 경기 남부권에 비해 김포, 파주, 영종, 양주 쪽의 공급 과잉이 심각하다. 올해는 수원호매실지구와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LH 분양 물량의 일부를 후분양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주택기금 대출에 대해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을 도입한다는데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고 추진하는 것인가, 금융기관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닌가
▲일단 국민주택기금 대출 먼저 시작한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80~100%까지 가서 (금융기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번에 완화했어도 70%밖에 안 된다. 현재 전용면적 85㎡이하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85% 정도라 금융기관에 큰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일각을 우려를 고려해서 주택법 개정 과정에서 보완하고 시범도입 후 결과를 봐서 전면시행을 검토할 것이다.
△공공관리제를 공공지원제로 변경하고 조합원 과반수가 원할 경우 사업시행인가 전에도 시공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서울시와 협의가 됐나
▲서울시와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나, 서울시에서 일부 반대 의견이 있다. 정부도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공공관리제의 취지, 방향을 인정한다. 다만 정부가 민간 사어의 모든 단계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과도하다고 본다. 그래서 공공관리제의 큰 틀을 유지하되, 시공사 선정 시기가 늦어 자금 조달 등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 조합원 과반수가 원할 경우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시공사 선정과정에서의 비리, 유착 등의 문제는 공공관리제를 유지하는 만큼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막을 수 있다. 법적으로도 2012년 2월 도정법을 개정해서 금품·향응을 제공하다 적발되면 시공사 뿐만 아니라 조합원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 조항을 추가했다.
△관련 법 국회 통과가 문제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이 중요한 법률이다. 현재 국회의원을 설득 중인데 분양가 상한제는 야당이 당론으로 반대라 바꿔야 하는 문제가 있다. 나머지도 국회가 정상화되면 노력하겠다. 특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는 시급히 해결해서 연말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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