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송혜교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안고 관객들 곁으로 돌아왔다. 개봉을 앞두고 많은 일들을 겪은 그는 자신으로 인해 작품에 피해가 갈까봐 무엇보다 걱정하고 있었다. 말 한마디에서 진심과 조심스러운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나 여전히 솔직하고 단단한 그의 모습에서 "역시 송혜교"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극중 조로증 아들을 둔 어린 엄마 역을 연기한 송혜교는 촬영을 하면서 어머니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평소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낸다면서 나중에 자신이 아이를 낳더라도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송혜교는 "이 일을 일찍 시작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고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보호 속에 있는 직업이었다"며 "내가 뭘 하지 않아도 매니저가 도와주고, 고등학생 때부터 내 손으로 혼자 알아서 적극적으로 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나이에 창피한 말인데 바보 같은 구석이 많다. 이제와서 자식을 낳았을 때 가르칠 수 있는 건 많이 없을 거 같다"며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고, 나 혼자 인생을 살며 느낀 것들을 알려줄 수 있는 그런 엄마이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가 혹시 배우를 한다고 하면 어찌 하겠나"라는 질문에 송혜교는 곧바로 "배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아들이라면 뭐 이것저것 해봐도 되는데, 딸이라면 배우를 안 했으면 좋겠다. 너무 하고 싶다고 하면 말릴 수는 없겠지만 시키진 않고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더불어 그는 20대 시절에는 가정을 꾸리고 싶은 생각이 많았지만 오히려 30대가 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연기에 본격적으로 재미를 느끼고 일에 대한 열정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
어릴 때 작품에 대한 욕심을 더 내고, 많은 작품을 하지 못한 후회가 든다는 송혜교는 좀 더 늦기 전에 열심히 움직여서 좋은 작품에 많이 참여하고 싶은 소망을 드러냈다.
그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했던 20대 시절을 회상하면서 "정말 열심히는 했지만, 의무적으로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작품에 100% 빠져서 창의적으로 뭔가를 해내려고 하진 않았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함께.
지금은 어려운 신을 만들어내는 데 대한 떨림도 있고, 다 같이 힘을 모아 생각 이상의 무엇이 나왔을 때 느껴지는 희열이 있단다. "현장이 즐겁고 좋다는 게 예전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고 밝힌 송혜교는 삼십대에 접어든 후, 일이 없어도 현장을 찾는다.
상대방의 연기도 보고 얘기도 더 많이 하게 되는 건 물론, 스태프들과 술 한 잔 기울이는 시간들이 소중하다고 했다. 세금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 당시 송혜교가 말한 '행복'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송혜교가 꿈꾸는 삶이었다.
한편 송혜교는 강동원과 함께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에서 열연을 펼쳤다. 이 작품은 열일곱의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조로증으로 여든 살의 신체 나이를 가진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혜교는 어린 엄마 미라로 분해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나이를 잊은 동안으로 여고생 연기를 직접 소화했으며, 모성애 강한 씩씩한 엄마로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깊어진 눈빛과 내면 연기로 호평 받았다. 개봉은 내달 3일.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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