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현 공정위 부위원장, 삼성·현대차·LG·SK 등 주요 대기업집단 임원 만나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주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임원들을 만나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자발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나아가 내부거래 실태를 파악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직권조사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학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29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대기업집단 임원과의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신설된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이익제공 금지 규정의 규율대상인 187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부거래내역과 규모 등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제도보완을 통해 달성하고 했던 부당내부거래 억제효과가 시장에서 제대로 발현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정위 차원의 직접적인 점검·확인이 불가피할 것"고 경고했다. 실태파악 결과 부당내부거래 등의 혐의가 포착되면 직권조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법개정을 통해 재벌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상장사 30%)이상인 계열사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합리적인 고려 없이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방안으로 187개 기업이 규율대상이다. 또 이른바 '통행세'를 통해 부당지원하는 것을 막도록 했다. 이 같은 규정은 올 2월14일부터 시행됐고, 기존에 진행중인 거래에 대해서는 1년의 유예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같은 법 개정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내부거래 현황 정보공개, 기업집단 공시제도 개선 등 부당내부거래 억제를 위해 공정위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어 "부당내부거래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보완이나 법집행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업 스스로의 자발적인 노력"이라면서 기업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공정위가 이 같이 대기업집단 임원들을 만나 법안을 설명하고 법 준수를 당부하는 것을 두고, '군기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지난 6월 주요 건설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 담합에 대해 강하게 질타해 재계의 우려를 낳은바 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대상이 되는 기업들과 만나 협조를 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받기 위해 만든 자리"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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