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번복 가능성 실낱 기대… 인천시 및 시민단체 “남북간 협상 통해 전향적 결과 희망”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천시와 지역사회가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북한응원단 참가를 포기하기엔 이르며 정부 등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간 협의를 지켜보면서 물밑에서 응원단을 맞을 준비를 해왔던 인천시와 조직위는 아시안게임의 최대 ‘흥행카드’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당혹해하고 있다.
북한 응원단의 참여는 전국민적 관심을 한데 모으고 대회 흥행을 유도할 것이라는 점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의 ‘핫 이슈’로 부각됐다. 대회 입장권 판매율만 보더라도 두달 전 목표액(350억원)의 3~4%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달 북한이 350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키로 한 이후 10%대를 넘어 현재 20%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북한 측의 이번 발표로 이 같은 ‘북한 응원단 효과’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대회 막판에 응원단 불참 방침을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북측이 이미 응원단 파견의사를 밝힌 바 있고, 우리 정부도 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있어 향후 남북간 실무접촉을 통해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한의 입장 발표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충분한만큼 정부와 북측간 협상을 통해 전향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 역시 우리 정부가 북한 응원단 파견이 더욱 관심을 갖고 북한을 설득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남북공동 응원단’ 구성을 촉구해왔던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국제대회 관례만을 내세우지 말고 남북관계를 고려해 북한 응원단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아시안게임은 인천시민만의 축제가 아닌 전국민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인 만큼 정부가 성공적인 대회 개회와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차원에서라도를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은 “아시안게임 테켓 판매율이 저조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라며 “남북공동응원, 공동입장을 남북 실무협상의 의제로 반영해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은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28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9년만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북한 응원단의 남한 방문은 일단 무산됐으며 북한 선수단만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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