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대비 10배 늘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우리나라가 외국에 갚아야 할 부채보다 받아야 할 채권이 2056억달러 더 많은 것으로 집계돼 역대최고치를 나타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권 잔액은 3월 말 대비 314억달러 증가한 6478억달러, 대외채무(외채)는 168억달러 늘어난 442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잔액은 2056억달러에 달했다.
순대외채권 잔액이 상승한다는 것은 해외에 '빌려온 돈'보다 '빌려준 돈'이 많아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혜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과장은 "순대외채권이 늘어났다는 것은 갖고 있는 대외자산이 많아지고 투자가 늘었다는 의미여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순대외채권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2월 말 246억달러를 저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말 1297억달러, 2013년 말 1857억달러, 2014년 3월 말 1911억달러로 꾸준히 우상향곡선을 그리다 6월 말 2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대외채권 잔액 증가는 통화당국의 준비자산이 122억달러,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113억달러 증가한 것이 주로 기인했다. 이 과장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늘고, 은행들의 외화대출이 증가하면서 대외채권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대외채무는 은행의 외화차입 증가로 소폭 늘었다. 이 중 단기외채는 80억달러 증가한 1318억달러를 나타냈다. 장기외채는 89억달러 늘어난 3104억달러를 기록했다. 총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비중은 3월 말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29.8%를 기록해 채무건전성이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외채비중은 작년 6월 말의 30.0% 이후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편 6월 말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잔액은 1조414억달러, 외국인 투자잔액은 1조51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월 말 대비 대외투자는 547억달러, 외국인 투자는 610억달러 각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순국제투자 잔액은 -105억달러로 3월 말(-43억달러)에 비해 62억달러 감소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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