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초청 선수는 '짤순이', 코스 전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최장(?).
14일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골프장(파72ㆍ6766야드)에서 개막한 넵스마스터피스(총상금 6억원)의 '좌충우돌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데…. 바로 신지애(26)를 초청해 '흥행카드'로 삼고, 코스 전장은 KLPGA투어 역대 최장으로 세팅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신지애의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는 239.6야드, 122위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코스는 그러나 6766야드, KLPGA투어 역사상 가장 긴 코스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타이틀스폰서인 넵스 측이 흥행에 급급해 상충되는 요소를 결합시키는 '졸속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주최 측은 한 술 더 떠 신지애와 KLPGA투어 장타랭킹 2위 장하나(22), 13위 허윤경(24)을 같은 조로 묶는 무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장하나는 평균 265.8야드, 허윤은 260.6야드의 장거리포를 보유한 거포들이다. 신지애가 스코어와 상관없이 버거운 플레이를 펼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나마 폭우가 쏟아진 오후가 아니라 오전조로 출발해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게 다행이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신지애는 실제 후반 7번홀(파3)까지 16개 홀에서 보기 2개만을 기록하며 '가시밭길'을 걸었다. 이 대회 직전 일본에서 메이지컵을 제패한 상승세와는 거리가 먼 경기력이었다. 막판 8, 9번홀에서 그것도 장거리 버디퍼팅이 들어가는 행운을 앞세워 이븐파로 균형을 맞췄고, 가까스로 공동 24위에 포진했다. 신지애는 "비거리가 짧은 대신 정확한 우드 샷이 있다"며 "장타자와는 다른 공략법이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