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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해석 제각각…"명확한 정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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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암 진행 과정에서 어느 단계부터 말기암으로 분류할까?


서울대학교병원 윤영호 교수와 이준구 전문의가 국내 17개 병원의 암환자와 가족, 암전문의, 일반인 등 3840명을 대상으로 말기암에 대한 해석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45.6%가 6개월 이내 사망하는 시한부 선고를 꼽았다.

이어 항암치료에도 암이 진행하는 난치암(21.2%)과 재발·전이암(19.4%), 수일이나 수주안에 사망하는 임종기(11.4%), 초기는 지났지만 완치가 가능한 단계(2.5%) 등의 순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말기암은 수개월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로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화요법 등 완치나 생명연장을 위한 치료보다 삶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를 지칭한다.

하지만 설문 조사를 보면 치료나 생명연장이 가능한 재발, 전이암, 국소암으로 본다는 응답이 많은 만큼 말기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확립돼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같은 인식 차이가 단순 용어에 대한 해석에서 그치지 않고 차후 환자와 관련된 응답자들간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 환자에게 말기암 사실을 알리는 문제에 대해 말기암을 '수일·수주 내 사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가족은 "괜찮다"고 답했고, 국소암으로 응답한 가족도 92.6%가 찬성했다.


말기암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 문제에 대해서도 말기암을 ‘난치암’ 으로 응답한 가족은 91.9%, ‘국소암’ 으로 응답한 가족은 69.2%가 괜찮다고 답했다. 말기암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차후 환자 관리와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영호 교수는 "말기암에 대한 해석 차이는 말기 통보나 연명의료 중 잘못된 의사결정과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보건복지부와 전문가 집단은 말기암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며, 의료진은 환자와 가족에게 말기암에 대한 보다 세심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의료의사결정(Medical Decision Making) 8월호에 실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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