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오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600명이 참석한다. 현재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인 유가족들은 교황방한위원회에 시복미사 참석을 요청함에 따라 위원회가 이를 수용,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방한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는 지난 12일 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을 내쫓고 예수님께 미사를 거행할 수 없다", "이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강 주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을 통해 허영엽 신부(교황방한위원회 대변인)는 "어제 밤 10시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600명 정도 참석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해 왔다. 방한위원회에서도 이를 접수해 오늘 중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에서는 이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미사 참석을 일부 허용할 것을 언급한 바 있고, 강 주교 역시 '농성장 철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데 따라 유가족들의 요청은 대체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다만 교황 시복식 행사를 위해 15일 밤 행사장 안은 시복미사에 맞춰 모든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어서 가족들도 행사장 밖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 신부는 "15일 대전 미사에서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교황이 만난다. 또 16일 광화문 시복식에서도 가족들이 참여할 경우 조금은 자리가 좁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5월 말 염수정 추기경이 세월호 가족들과 만난 후 교황과의 만남을 요청받았고, 이를 로마 교황청에 전달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그 이후 교황 방한에 맞춰 세월호 가족들과의 만남은 현재까지 이런 계획으로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서울공항으로 영접 나온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세월호 유가족 한분이 눈시울을 붉히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자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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