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안세현, 아시안게임 女접영 메달 유력
[진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박태환(26ㆍ인천시청)의 선전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스타의 등장이 필요하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안종택 경영대표팀 감독(47)의 말이다. 그는 "(진천선수촌에서) 함께 훈련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또 다른 박태환이 나와 줘야 다른 선수들도 목표의식을 갖고 전진할 수 있다"고 했다.
여자 접영의 안세현(19ㆍ울산시청)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20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MBC배 전국수영대회 여자 일반부 접영 100m 결승에서 58초56으로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23일 인천 전국체육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한국기록 58초63을 0.07초 줄였다. 그는 2011년 전국체전 이후 이 종목에서만 한국기록을 네 번 깼다.
척 봐서는 운동선수 같지 않다. 뽀얀 피부에 앳된 얼굴. 혹독한 훈련에 지칠 법도 한데 싱글벙글 웃기까지 한다. "푹 자고 일어나 상쾌해요. 잠을 많이 자야 운동이 잘 돼요." 잠꾸러기다. 오후 10시 30분에 잠들어 오전 7시에 일어난다. 아침식사를 마치면 30여분 동안 눈을 붙인다. 오전 훈련을 마치면 1시간 30분을 더 자고 오후 훈련을 한다.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을 꿈나라에서 보내는 셈. 안세현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했다. 맑은 정신으로 훈련하다 보니 매사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긍정의 힘은 강하다. 울산 효정고 시절 당한 팔꿈치 부상 등의 악재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혹독한 웨이트트레이닝과 지구력 훈련에도 불평하는 법이 없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한다. 최근에는 물속에서 가슴 쪽으로 물을 당기기 위해 뻗는 킥을 강하게 만들었다. 안세현은 "후반 구간 기록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그는 최근 아시안게임 목표를 올려 잡았다. 6위권 진입에서 메달로. 가능성은 충분하다. 안세현은 올해 여자 접영 100m 아시아 랭킹 공동 2위다. 첸 신이(중국ㆍ57초54)에 1초가량 뒤지지만 6월 19일 저팬오픈에서 자신을 앞선 호시 나츠미(24ㆍ일본)의 기록을 한 달 만에 따라잡았다. 그는 "저팬오픈에서 후반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면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보다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경험은 나이에 비해 풍부하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두 번이나 출전했다. 2011년 상하이 대회 접영 100m에서 1분00초76으로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는 박진영(17ㆍ 인천안남고)에 밀려 접영 100m에 출전하지 못했다. 접영 200m에서 26명 중 19위(2분13초26)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안세현은 "세계의 벽을 여실히 느꼈다. 박자, 타이밍, 호흡 등 보완할 점이 산더미"라면서도 "페이스가 계속 오르고 있다. 연습한 만큼 기록이 나온다"고 했다. 목표는 57초대 진입. 그는 "인천에 다녀와서 더 즐겁게 운동하고 싶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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