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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영화' 명량이 남긴 현상, 명량이 남긴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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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12일만에 최단기가 1000만 관객 돌파...우리 사회에 '이순신 신드롬' 낳아

'1000만 영화' 명량이 남긴 현상, 명량이 남긴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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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만에 1000만 관객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명량'은 개봉 첫 날부터 무서운 속도로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차례차례 돌파해나갔다.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125만), 최단 100만·200만·300만·400만·500만·600만·700만·800만·900만 등 파죽지세로 흥행몰이에 나선 '명량'은 영화 외적으로도 '이순신 현상'을 낳으며 올해 가장 '뜨거운' 영화가 됐다. 10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한국영화로는 10번째로 천만 영화에 등극한 '명량'에 대해 전문가들은 역대 최초 1500만관객 돌파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본다.

영화는 12척의 배로 330척의 외적(영화 속 설정)을 격파한 '명량해전'을 다룬다. '극란도 살인사건'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을 연기했다. 총 128분의 상영시간 중 61분을 해상 전투 신을 담는데 사용했다. 영화 자체의 스펙터클도 스펙터클이지만 이순신이라는 불멸의 영웅,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대중들의 갈망 등의 요인도 '명량'을 1000만 영화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정치권에서 특히 이 영화에 대해 관심을 내비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명량'은 분명 2014년 여름, 우리 사회의 현상이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그 유명한 '사즉생 생즉사'는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로 등장한다. 왜군은 조선 앞바다에 이미 침투해있고, 임금과 조정 대신들은 수군을 해체하라고 명령하며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다. 부하들과 백성들에게도 독버섯처럼 두려움이 번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순신은 여전히 살고자 하는 부하들에게 '사즉생 생즉사'를 강조한다. 적의 압도적인 병력에 잔뜩 겁부터 먹은 장병들에게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도 외쳤다. 실제로 영화 '명량'에 인용된 많은 대사들은 관객들 사이에서 '어록'이라고 불리며 새삼 그 의미가 되새겨지고 있다. 명량해전을 끝낸 날, 이순신은 그 날의 기록에 "천행(天幸)이었다"고 적었는데, 영화에서는 "천행은 울돌목 회오리가 아니라 백성들이었다"로 변형됐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말도 관객들이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단 한 번이라도 장군을 만나보고 싶었다."


배우 최민식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마다 이순신 장군을 만나보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또 이번 영화만큼 연기할 때 확신이 없었던 작품도 없었다고도 한다. 영화 개봉 전 만난 최민식은 "내가 그 시절을 산 것도 아니고, 어차피 연기를 하는 것인데도 '아, 진짜로 한 번 보고 싶다'는 불가능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충무공에 관한 수많은 책도 있지만, 그건 모두 작가들의 해석일 뿐이라는 생각에 '난중일기'에만 의지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그는 이순신 장군이 실제로 어떤 눈빛, 어떤 자세, 어떤 말투였을지 거듭 고민했고, 그런 고민의 흔적이 영화 '명량'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명량'에서 그는 용맹한 전쟁영웅이지만 '이 원한들을 어찌할꼬'라며 전쟁의 잔혹함에 대해 마음아파하기도 한다.


'1000만 영화' 명량이 남긴 현상, 명량이 남긴 어록


"'명량'은 솔직히 졸작이죠. 흥행은 영화의 인기라기보다 이순신 장군의 인기로 해석해야 할 듯."


영화의 흥행과는 별개로,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동양대학교 교수이자 문화평론가 진중권이 SNS를 통해 영화를 놓고 '졸작'이라고 평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영화의 흥행이 '이순신'이라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위인을 다룬 덕택이라는 것이다. 해전을 앞둔 전반부에서 이순신을 둘러싼 상황을 나열하듯 보여준 점이 지루하다는 평도 있다. 역사적 사실도 실제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영화에서는 전투 직전 거북선이 불타 없어지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원균이 대패한 칠천량 해전에서 모두 불에 탔다. 경상우수사 배설이 이순신을 암살하려 하고 도망치는 모습도 허구다. 또 영화에서는 '12척 대 330척의 대결'로 설정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13척 대 133척' 수준으로 보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대승을 일궈낸 이순신 장군처럼 우리 국민들도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


정치권에도 '명량' 열풍이 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이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여당 유력 정치인들도 영화 관람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에도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에게 지금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란 이순신 장군 어록을 자주 인용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무공이 갖는 역사적 무게가 그 시대적 배경과 잘 조화됐다"는 평을 올리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마찬가지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도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에 "명량을 보고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 생즉사'를 말한다. 우리는 충무공에게서 죽어서 이기는 혁명적 개혁을 배워야 한다"는 평을 남겼다.


"신에게는 아직 5천만의 관객이 남아있사옵니다."


영화 '명량' 홍보 포스터에 적혀있는 문구다. 극장 입장에서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에 더 많은 상영관을 내주는 것은 당연한 시장논리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크린 독점'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명량'은 개봉 첫날이었던 지난달 30일 전국 1159개 스크린에서 6147회 동안 상영됐고, 개봉 첫 주 주말인 지난 8월3일에는 전국 1586개의 스크린에서 7960회 상영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전국 극장의 스크린 수가 2500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명량'이 절반이 넘는 스크린을 장악한 것이다. '명량'의 스크린 수가 많으니 관객이 몰리고, 관객이 몰리니 스크린 수가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한 중소영화사 관계자는 "매년 한 두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하고, 나머지 작은 영화들이 상영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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