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망자 932명으로 늘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논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신약 개발 소식으로 잦아들던 에볼라 공포가 아프리카는 물론 중동과 유럽까지 미치고 있다.
2100만명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도시인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는 추가 사망자가 나오고 5명이 더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던 남성이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위원회를 개최했다.WHO가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던 남성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에선 아직까지 에볼라 감염 사례가 없는 만큼 이 남성이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 첫 사망자로 기록된다. 사우디 보건당국은 최근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바이러스성 출혈열 증세를 보여 격리 치료를 받던 40세 남성이 이날 오전 제다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이 남성이 뎅기열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검사 표본 자료를 관련 국제 연구 기관에 보냈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인 나이지리아에서도 에볼라 감염 추가 사망자와 나왔다. 나이지리아 보건 당국은 지난달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라이베리아 재무부 관리 패트릭 소여(40)에 이어 그를 치료하던 간호사가 이날 라고스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선 또 에볼라 감염 환자가 5명 추가로 확인돼 감염자 수는 7명으로 늘었다.
유럽대륙도 비상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 공군 소속 특별기를 띄웠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있는 성 요셉 병원에서 일하던 미겔 파하레스 신부는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파하레스 신부가 스페인으로 옮겨지면 유럽으로 송환된 첫 에볼라 환자가 된다.
WHO가 이날 공개한 에볼라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 2~4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45명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졌고 108명의 추가 감염자가 나왔다. 이로써 올해 에볼라 감염 사례는 1711건, 사망자는 932명으로 늘었다. 다만 나이지리아 사망자 2명 등은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WHO는 이날부터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위원회를 개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에볼라 사태와 관련해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한다.
긴급위원회가 에볼라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크다고 판단할 경우 PHEIC를 선언, 여행 자제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에게 제시한다. WHO가 PHEIC를 선포한 사례는 단 2번뿐이다. 2005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됐을 때와 지난 5월 파키스탄, 카메룬, 시리아 등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졌을 때다.
WHO가 PHEIC를 선포하면 국가간 공조 체제와 면역프로그램 가동, 여행 규제 조치 등을 취한다. WHO는 전 세계에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는 만큼 PHEIC 선포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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