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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남의 잔치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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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의정서 발효 앞두고···韓, 유전자원 등 데이터베이스화 미진해 생물산업 뒤처질 우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올해 10월 강원도 평창군에서 개최될 유엔(UN) 생물다양성협약(CBD) 12차 당사국총회(이하 당사국총회)에서 유전자원ㆍ전통지식과 관련한 이익공유를 골자로 하는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정작 개최 당사국인 한국은 연구 성과가 미진해 국제적인 생물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고야의정서는 지난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당사국총회에서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를 위해 채택된 국제협약이다. 특정 국가나 기업이 각 국의 유전자원과 연관 전통지식을 활용해 의약품 등으로 활용할 때 자원ㆍ지식 보유국에 사전 통보함은 물론, 사후에도 이익을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예컨대 미국의 제약업체가 한국의 자생식물인 '달래'와 전통음식인 '달래장'을 만드는 방법을 활용해 이윤을 창출한다면, 사전에 한국정부에 활용계획을 통보해야 함은 물론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2010년 나고야 총회 이후 나라마다 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을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될 때 생물자원ㆍ전통지식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면, 외국의 제약기업들이 국내 자생 동식물이나 전통적인 활용법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이익을 나눌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유전자원 확보ㆍ전통지식 데이터베이스화 등에서 제 속도를 내고 있지 못하다. 당장 10월12일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될 예정이지만 10만여 종으로 추산되는 유전자원 중 상당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확보된 유전자원은 총 4만1483종에 불과하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생물자원이 전체 10만여종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60% 가까운 유전자원에 대한 정보가 수집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전자원 활용을 위한 전통지식ㆍ문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전행정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 농촌진흥청, 문화재청, 한국식품연구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전통지식ㆍ문화를 수집, 관리하고는 있지만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화가 부족한 상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재보호법 등이 있어 인문 분야의 전통지식은 상당부분 연구가 진척됐지만, 인문 분야가 아닌 전통지식ㆍ문화에 대한 연구는 뒤처져 있다"며 "여러 기관이 전통지식을 따로 조사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미래의 먹거리로 삼고 있는 BT(Bio Technologyㆍ생명공학)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전자원ㆍ전통지식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병호 생물다양성한국협회 사무처장은 "스위스 로슈사는 중국의 '팔각회양목' 추출물로 타미플루를 만들어 연간 수조원의 이익을 냈지만 정작 유전자원 보유국인 중국은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며 "우리나라가 가진 유전자원도 상당한 수준인 만큼 이번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생물자원 수집 등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 전주대 대체의학과 교수도 "이미 중국ㆍ미국 등은 51개 소수민족과 인디언들의 전통지식ㆍ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마무리짓거나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라며 "우리나라의 유전자원들이 중국등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대부분 겹치는 만큼, 이를 가공할 수 있는 우리만의 전통지식을 수집해 저작권ㆍ라이센스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유전자원ㆍ전통자원 확보와 관련한 큰 그림 없이 당장의 '손익계산'에 매몰돼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현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토자연연구실장은 "한국은 대략 70~80%가량의 유전자원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나고야 의정서와 관련해 산업계의 대비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나름대로 큰 틀의 전략 수립과 과감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유전자원과 과거로부터 계승ㆍ발전해 온 전통지식을 수집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 조사사업 확대 등이 필요함은 물론 빅데이터를 활용해 통섭의 묘를 살리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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